교권자주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서 밝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종단 정상화를 위해 구성된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위원장 밀운 스님이 “의혹만으로 사람을 내쫓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밀운 스님은 8월 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은 종단안팎서 교권자주위원회의 미진한 활동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지금까지의 조사경과를 보고하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서 밀운 스님은 “무엇보다 설정 스님의 친자의혹에 관해 철저히 규명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의혹 때문에 너도나도 총무원장을 쫓아내야 한다고 외친다. 하지만 유전자검사가 이뤄질 때까지 그 누구도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 검증되지 않은 얘기만 가지고 쫓아내면 이후 누가 총무원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쫓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밀운 스님은 이어 스님의 봉선사 주지시절 일화를 예로 들었다. 스님에 따르면 당시 봉선사 말사 중 한 곳에서 법당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때 수많은 대중이 말사주지의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밀운 스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밀운 스님은 “법당에 불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주지를 바꾼다면 나중에 맘에 안 드는 주지를 내보내고자 이곳저곳 불을 내면 된다”며 “사회에서 대법원까지 가서 사형을 선고받고도 오판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 의혹만으로 내쫓았다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밀운 스님은 아울러 현재 교권자주위원회가 의혹규명과 종단혁신을 위해 매진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대중이 결과를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스님은 “설정 스님의 진퇴와 무관하게 의혹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기다리기 힘들더라도 대중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활동기한이 끝날 때까지 해결되는 게 없다면 설정 스님에게 퇴진이라도 권유하겠다. 이후 의혹규명은 집행부에 이관해 끝까지 해결토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한편 밀운 스님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서 특별담화를 할 계획이었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연기됐다. 밀운 스님은 “설정 스님 스스로 의혹 사실과 관계없이 원장직을 내려놓는 게 좋겠다고 나에게 얘기했다. 당초 오늘 특별담화를 하려 했다”면서 “특별담화 내용을 확신할 순 없지만 용퇴에 관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직의 반대파에서 의혹을 만들어 여론재판으로 끌고가면 누구든 수렁에 빠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종단은 결국 종권다툼의 니전투구에서 벗어날 길이 없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종헌종법으로 여법하게 당선된 총무원장이 여론 재판에 밀려 퇴진한다면 교권이 무너진다.”는 밀운 스님의 이 말씀은 진실로 명언이다.
종도들은 사태를 직시하고 애종심 가득한 이 바른 말씀에 귀기울여 한국불교 장자 종단 조계종이 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뜻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바르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