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 친자의혹’ 전○경 친모 김 씨
8월 1일 기자회견… “파렴치한 일 자행”

8월 1일, 앞서 하와이 무량사 주지 도현 스님이 공개한 1999년 녹취파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김 씨. 김 씨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모자이크했다.

지난달 하와이 무량사 주지 도현 스님이 1999년 설정 스님 친자의혹을 받는 전경 씨 친모인 김정 씨와 나눈 대화라고 주장한 녹취파일을 공개한 가운데 당사자인 김 씨가 해당 녹취는 도현 스님과 함께 만든 허구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김 씨는 8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조계종 교권자주위원회 의혹규명위원회에 출석해 친자의혹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소명한 뒤 2층 회의실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서 김 씨는 10여 페이지에 걸쳐 작성한 하와이 무량사 도현 스님의 기자회견에 대한 나의 입장표명이라는 글을 배포했다.

도현 스님 자문 받은 뒤 녹음
김 씨에 따르면 도현 스님이 공개한 1999년 녹취는 김 씨와 도현 스님이 함께 허구로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 씨는 당시 딸 전경 씨의 입양문제로 인해 입양을 주선한 설정 스님을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설정 스님은 암 치료차 미국에 머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김 씨는 도현 스님과 연락이 닿아 문제해결을 도와주겠다는 스님의 말에 하와이로 향했다.

김 씨는 당시 도현 스님께서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마중을 나오셨고, 스님이 마련해놓은 호텔에서 출국하는 그날까지 머물렀다. 스님은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놓는 게 좋겠다며 녹음을 하자고 했다면서 도현 스님 자문을 받아 거짓 이야기를 만들고, 살을 붙인 뒤 수차례에 걸쳐 녹음했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뭐라도 대비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을 믿었다. 그럼에도 스님은 그 녹취가 자신만이 아는 비밀인양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녹음에 대한 필요성이나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도현 스님은 녹음의 목적이 세상에 퍼뜨리려는 게 아니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 걸 알았지만 내 문제 해결에만 혈안이 됐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김 씨는 또한 설정 스님에게 제기한 친자인지 확인소송이 도현 스님의 제안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김 씨는 친자확인소송을 하라는 도현 스님 제안을 듣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살펴주시던 노보살님에게 얘기했다. 그러자 노보살님도 그렇게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나중에 설정 스님과 연락이 닿았을 때 취하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딸은 과거 어느 거사와의 사이에서 잉태된 생명이다. 설정 스님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당시 저의 간청을 받아들여 입양을 도와주신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딸과 설정 스님 찍은 사진도 요구
김 씨에 따르면 도현 스님은 김 씨에게 딸과 설정 스님이 함께 찍은 사진도 요구했다. 김 씨는 도현 스님에게 사진이 없다고 하자 스님은 제 딸을 설정 스님에게 데려가 찍으라고 했다. 설정 스님이 거절하면 딸을 스님 무르팍에 앉게 해 사진을 찍으라고까지 했다결국 도현 스님이 시키는 대로 설정 스님과 제 딸이 함께한 사진을 찍어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그동안 친자의혹과 관련해 도현 스님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가 인간적인 우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도현 스님은 자기와의 있었던 일을 밖으로 노출시키지 말아달라고 누누이 부탁했다. 당시 여러모로 신경 써주신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이어서 지금껏 언급하지 않았다그럼에도 스님은 저와 딸아이의 실명을 거론하며 파렴치하고 비인간적인 일을 자행했다. 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끝으로 오래 전 딸 전경 씨와의 관계가 끊어졌음을 재차 강조했다. 김 씨는 딸은 이미 나이가 서른이다. 자기 삶을 누구와도 연관 짓지 않고, 모든 인간관계를 차단한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제의 발단을 야기한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통감한다.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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