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위 첫 회의 참석한 가섭 스님 머리 맞아
신도회 측 "폭력 사과, 재발 방지할 것"

회의장으로 가려는 가섭 스님을 저지하는 불광사 신도들. 물 등을 맞은 스님의 두루마기가 흥건히 젖어 있다.

흥분한 신도들에게 스님이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7월 29일 오후 4시 열린 불광사 정상화 대책위 첫 회의에 지홍 스님 측이 추천한 대리인 자격으로 회의 참석차 불광사에 방문했다가 로비에서 신도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앞서 불광사가 속된 대각회는 7월 10일 이사회를 열고 광덕 스님의 사제인 흥교 스님을 위원장으로 창건주 권한을 지닌 지홍 스님 측 1인, 광덕문도회 대표 1인, 불광사 신도회 대표 1인, 대각회 감사 월암, 일광 스님 등 6인으로 위원을 구성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일부 신도에 의해 폭행을 당한 가섭 스님. 피켓으로 머리를 맞은 흔적이 남아 있다.

첫회의가 열린 29일 불광사 입구에는 150여 명의 신도들이 미리 불광사 사찰 셔터와 문을 걸어잠근 뒤 항의시위를 하던 상태였다.

가섭 스님이 회의장을 향하자 신도 일부는 스님에게 물을 뿌렸으며, 두루마기 등을 잡고 어깨를 가격하고 피켓으로 스님의 이마를 내리쳤다. 또 스님을 회의장으로 안내하던 종무원도 폭행을 당해 허리를 다쳤다.

현장에 있던 불광사 관계자는 “일부 신도가 스님을 향해 소주를 뿌려 두루마기가 모두 젖고, 술냄새가 진동했다. 급기야 술에 취한 남자 신도가 스님을 주먹으로 가격했다”며 “지난 6월 초 명등회의 때도 일부 남자 신도들이 술을 마시고 회의장에 난입해 지홍 스님을 향해 폭언을 퍼붓고 의자를 집어던져 나이 많은 보살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시위 도중 흥분한 일부 신도들의 모습. 불광사 측에서는 6월에도 술을 마신 뒤 흥분한 신도가 의자를 던지는 등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폭행을 당한 가섭 스님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음에도 혼자서 갈 것이다. 승려로서 스스로 위의를 잃어서는 안된다. 상해를 당하더라도 신도들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행위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홍우 불광사 신도회장은 “신도들이 흥분한 상태였다. 스님에게 회의석상에서 폭력이 일어난데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다음 회의에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상위 첫 회의는 지홍 스님 측과 문도회 및 신도회 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로 끝났다. 문도회 측은 지홍 스님 측에게 실질적인 창건주 권한 미실행 및 권한 이양을 제안했고, 지홍 스님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원장인 흥교 스님의 제안에 따라 광덕문도회 스님들을 배려해 해제일인 8월 25일 이후 2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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