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 빔 활용해 법회 여는 日사찰 눈길

프로젝션 맵핑으로 표현한 극락정토. 입체적인 영상이 법회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진출처=산케이 뉴스

엄숙한 분위기로 일반인들이 쉽게 발을 들이기 힘든 이미지를 가진 사찰 법당.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컴퓨터그래픽(CG)과 프로젝션 빔을 사용한 법회를 여는 사찰이 있어 화제다.

‘산케이 뉴스’는 7월 16일 프로젝션 빔으로 극락과 지옥을 표현한 법회를 보도했다.

매월 ‘프로젝션 맵핑법회’ 여는
일본사찰 마치야 코묘지 입소문
주제 바꾸며 다양한 영상 선봬
40대 미만 법회 참가자 늘어나


도쿄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사찰 마치야 코묘지.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법당 불단엔 아미타불상이 모셔진 평범한 모습이지만 매월 1회 ‘프로젝션 맵핑법회’를 봉행한다. 프로젝션 맵핑이랑 건물의 벽면 등에 영상을 비춰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법당의 벽과 마루를 활용해 스크린에 표현되는 프로젝션 맵핑의 스토리는 ‘지옥과 극락정토’다.

먼저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인생의 흐름을 나타낸다. 배경음악으로는 시원한 바람소리와 산새 소리, 영상도 꽃과 나무가 가득한 희망찬 이미지다. 그러나 까마귀 떼가 화면을 가르고 순식간에 화염이 타오르는 지옥 이미지가 나타난다.

프로젝션은 바닥으로 끌려 들어가는 이미지를 비추고 배경음악도 아비규환의 비명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광경들이 펼쳐진다. 이러한 지옥을 진정시키듯, 법당 한 편으로 스님이 걸어 나온다. 프로젝션 빔은 스님을 따라 밝은 빛을 비추고 불단 앞에 앉은 스님이 염불을 시작한다.

스님의 염불에 따라 지옥의 불이 서서히 식고, 고통 받던 영가들의 비명도 줄어든다. 스님의 독경이 끝날 무렵, 불단에 모셔진 아미타불로부터 오색광명이 뿜어져 나온다. 법당의 벽과 바닥에도 꽃잎과 금빛 모래가 일렁이는 극락의 이미지가 펼쳐진다.

약 10분간 진행되는 프로젝션 맵핑법회는 참석자들로 하여금 일순간 이곳이 절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고 한다.

주지인 오호라 타츠노리(49) 스님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법회에 도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원래 사찰은 그 시대의 문화와 학문을 선도하는 장소다. 그렇다면 최신 디지털 기술과 무대공연과 같은 요소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법회야말로 본래 사찰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오호라 스님은 CG와 프로젝션 맵핑이라는 디지털 기술에, 원래의 스님들이 진행하는 법회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합친 결과가 지금의 법회라고 말했다. 실제 법회에서 영상만을 틀어주기보다는 등장인물로 스님들이 실제 등장하고, 염불과 같은 의례를 공연요소로 적용하였기에 참가자들이 더욱 집중한다는 것이다.

또 법회를 마치고 나서는 참가자들에게 연꽃잎모양으로 만든 작은 책갈피와 참배증서를 수여한다. 책갈피에는 봉황이나 춤을 추는 천인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영상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닌 실제 불교를 체험했다는 인식을 참가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오호라 스님은 “현대인들에게 당장 법문이나 부처님 가르침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요하기보다 먼저 영상과 음악으로 부처님의 세계를 느끼고 관심 가지게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법회의 프로젝션 영상은 그때의 절기에 따라 변화를 준다. 스님은 “지금은 백중기간이기에 젊은 층이 잘 모르는 백중의 이야기와 다음 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극락 지옥을 선택했다. 다음 달에는 부처님의 출가 전 이야기를 주제로 법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법회가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층의 참가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실제 프로젝션 맵핑법회에 참석하는 이들의 절반 가까이가 40대 미만이어서 일반적인 법회 참가연령대와 비교할 때 매우 젊은 편에 속한다. 참가자들은 “불교에 흥미가 생겼다” “절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게 될 줄 몰랐다. 너무나 신선하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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