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양호 개인전 ‘NUR WEIS NICHT’ 갤러리 비선재 7.20 ~ 9.17

 

신작 40여 점 집중조명
반복적 붓질… 수행의 미학
다양한 변형의 청색 미학
교감·공감 넘어 ‘치유’로

 

단색화로 수행과 공감 등의 미학을 추구해온 윤양호 작가의 36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갤러리 비선재는 7월 20일부터 9월 17일까지 윤양호 작가의 앵콜전 ‘NUR WEIS NICHT(오직 모를 뿐)’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비선재에서 열리는 윤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3월 열렸던 ‘단색화’ 전시가 작가의 시기별 흐름과 미학적 개념을 정립하는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는 수행과 공감 등의 지난 전시에서 정리된 개념을 심화시키는 전시로 2018년 신작 40여 점을 집중 조명한다.

그가 작품 속에서 내면의 정신성을 나타내기 위해 선택한 조형언어는 도형과 색채이다. 단순하지만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을 상징하는 형태로서 윤 작가가 원에 부여하는 가치는 우리의 인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순환하는 가운데 모든 것은 변화하며,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의 지식과 경험도 새로운 가치를 찾아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가치들은 다시 일정기간 순환하며 또 다시 변화한다. 이러한 반복적 과정 속에서 우리는 수행적인 관점으로 삶의 지혜와 존재 가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수행은 인식의 확장이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인식의 변화는 지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윤 작가는 원형의 확장된 형태로 색면과 무수히 많은 점을 캔버스에 담아내기도 한다. 안료를 수 십여 차례 덧칠하고 점을 찍기 위한 반복적인 붓질은 행위성을 강조하며 작품을 통하여 보여주고자 했던 수행의 미학이라 볼 수 있다.

윤 작가의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빨려 들어갈 듯 화면을 채운 색채이다. 돌가루, 모래와 함께 작가의 주요 재료인 청색 안료는 단순하고 절제된 추상형태에 정신의 깊이를 더한다. 그는 이브 클랭이 발명한 IKB(Inte rnational Yves Klein’s Blue)를 사용하는데 오랜 세월 동안 이 물감을 다루며 체득한 경험으로 다양한 변형의 청색을 표현하게 되었다. 90년대 중반 파리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브 클랭의 작품을 처음 본 이후 연구를 거듭하던 윤 작가는 그가 추구했던 것이 정신성에 대한 탐색이었음을 주목했다. 그는 이브 클랭이 허공을 탐색하며 추구했던 정신성과 그의 선 수행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며, 서로 다른 사상과 철학, 문화적 배경을 가졌다고 인식되어왔던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발현하는 유사한 정신성을 통하여 작가는 시ㆍ공간을 넘어 인간은 다르지 않은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인간은 서로 소통한다. 작가와 관객은 작품을 통하여 교감하고 공감한다. 윤 작가의 작품은 더 나아가 치유의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행의 과정을 담은 작품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작가는 그가 그랬듯이 관객이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얻기 위해 복잡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그는 아는 것을 내려놓고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서 벗어나기를 요구하고 있다. 관념에서 벗어난 순간,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게 될 것이며 그 에너지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작품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윤 작가의 작품 속에서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갤러리 비선재는 전속 작가인 윤양호의 심화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비선재와 함께 한 지난 개인전과 아트페어에서 이미 입증을 받으며 개최되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Zen geist-아는 것을 버리다’ 259.1×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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