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을 뵙고 말씀을 받들다 보면 ‘꽃 처방(염화미소)’을 받는다. 음성엔 활기가, 웃음엔 생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어느 곳에 있든 주인이 되어라. 그러면 서 있는 모든 곳이 참되리라(隨處作主, 立處皆眞).’고 일러 주고 쥐어 주셨다.
불교의 가르침이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실이 진리임을 말씀하시곤 일상 속에서의 참선을 노래하듯이 들려주셨다. 그동안 마음의 그네를 타고 곳곳을 둘러보았다. 지금도 비록 천국같이 평화로운 곳에 늘 다리 내리고 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달콤 쌉싸름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뭔가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으며 여기가 내 자리라고 앉아 보고 있다.

 

 

“산에서 들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그 꽃, 혹시 이름 아시나요?”
살랑이는 바람에 묻는다. 나의 첫 번째 성지순례길에 옆자리에 앉으셨던 보살님이시다. 오고가며 나눈 대화를 통해 나는 이 날 마음이라는 단어를 선물 받았다. 지금까지 과장도 소홀함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 보살님도 수행하면서 사는 사람이 아닌 살면서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나의 삶도 내 속마음의 보폭과 비슷하기를 바란다.
“이 글을 보실 수 있는 인연이 된다면 보살님 뵙고 싶습니다. 그날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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