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등 키우는 태국사찰 일명 ‘마 왓(maa wat)’인기

스님들 주위에서 놀고 있는 개들. 사진출처=더 네이션 타일랜드

불교국가인 태국의 곳곳에 ‘마 왓(maa wat)’이라고 불리는 절들이 많다. ‘마 왓’이란 태국어로 ‘개가 사는 절’이라는 뜻. 태국의 절마다 개들이 가득한 이유를 7월 14일 일본의 ‘니프티 뉴스’가 소개했다.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 태국은 불교의 선·악업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특히 살생에 대한 악업을 강하게 믿는다. 또 인간과 가까운 동물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속설이 있어 반려동물을 매우 아끼고 돌본다.

살생 따른 악업 믿는 태국
거리에 동물 놓아주기보다
사찰에 풀어주는 일 잦아
코끼리 등 키우는 사찰도


그렇기에 부득이 반려동물과 헤어져야할 때는 거리에 두는 것보다 사찰에 풀어주는 경우가 많다. 거리에 놓아주었다가 사고로 죽거나 병에 걸리면 원래 주인에게 큰 악업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절에 버려진 개들을 다시 버릴 수도 없기에, 사찰의 스님들이 자연스럽게 돌보면서 ‘마 왓’들이 탄생했다.

방콕에 소재한 한 마 왓의 스님은 “율장에 출가자들은 하루 한 끼만을 먹고, 남는 음식은 땅에 묻으라고 한다. 하지만 개들이 생기면서 남는 음식을 먹이로 주고 있다. 개들 덕에 남는 음식으로 보시행을 실천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 스님은 또 “매일 아침 탁발을 나가도 지역주민분들이 마 왓에서 온 스님에겐 일부러 음식을 더 보시하시곤 한다”며 지역주민 역시 개들을 보살피려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참배를 오는 주민들 중엔 사료나 먹이를 들고 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마 왓에 참배를 온 한 신자는 “버려지는 개들 중엔 ‘잘 짖는다’거나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개들이 많다. 그런데 인욕과 자비를 수행하는 스님들이 밥을 챙겨주며 보살피면 개들의 성격이 바뀐다”며 “개의 성격이 바뀐 소식을 듣고 원 주인이 데려가도 곧바로 절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개들이 스님들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 신자는 “절의 개를 키우면 집에 좋지 않은 기운이 오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많은 불자들이 마 왓에서 강아지를 데려가곤 한다. 절의 개들은 사람을 잘 따르고, 성격이 온순해서 모두가 좋아한다”고 전했다.

마 왓의 개들에 대한 인식은 이미 태국 전체에 일반적으로 퍼져있다. 보통 태국의 속어나 유행가에도 ‘절의 개’ ‘마 왓’이라는 이름은 게으른 사람이나 사정이 딱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절에 사는 개들이 하루 종일 자고, 그늘에서 늘어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태국에서는 개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을 보살피는 사찰들이 존재한다. 보통은 버려진 반려동물들을 돌보지만 코끼리나 호랑이 등을 보살피는 절들도 있다. 특히 코끼리들은 공연이나 목재 운반 등의 노동을 하다가 늙어서 오갈 데가 없는 코끼리들이다. 보통 이러한 동물들은 동물보호단체나 원래 소유주의 위탁을 받아 사찰에 오게 된다. 또 뱀이나 쥐를 돌보는 절들도 있다. 태국 사람들은 이러한 동물들은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기에 더욱 참배자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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