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성의 비극, 정토를 알리다
왕사성의 비극, 정토를 알리다
  • 원욱 스님/반야사 주지
  • 승인 2018.07.20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7. 정토삼부경 3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1

우리들의 파라다이스. 극락은 어떤 곳인지 〈아미타경〉으로 살펴보고, 그 곳엔 누가 있어 우리를 이끌어주는지는 〈무량수경〉으로 살펴봤다. 이제 그곳엔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관무량수경〉을 만나 볼 차례다.

극락 가는 길을 알려주는 로드맵은 절대로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왕사성의 비극’이란 타이틀을 지닌 슬픈 이야기가 그 배경이 되고 있다.

부처님 당시 가장 강력한 나라는 마가다국으로 주변국을 이끌고 있었다. 주변국인 가필라국의 정반왕은 후계자 싯다르타, 곡반왕은 데바닷다가 태어났지만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후계자를 얻지 못해 노심초사한다. 답답한 마음에 점술가를 만나 비부리산에서 수도하는 이를 잘 공양하면 그가 왕자로 태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즉시 찾아가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언제 죽어 인연을 맺을 것인가 묻자 그 선인은 3년이라 말하지만 왕은 그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결국 그날 밤 선인을 죽였다.

그 날로 왕비 위제희에게 태기가 있어 열 달 후에 탄생하니 그가 바로 아사세다. 점술가들은 이 아기와 대왕은 원한이 서려있다는 말을 듣고 왕은 깜짝 놀란다. 그 선인이었다. 왕은 이성을 잃고 아이를 죽이려 다양한 방법을 쓰지만 번번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마지막에 아이의 요람을 누각에서 떨어뜨렸지만 또 살아난다. 그 때 입은 상처로 손가락이 부러졌다. 고통으로 울고 있는 어린 아들을 보며 빔비사라왕도 아이를 품에 안고 함께 울며 공포를 잊고 성심을 다해 잘 길러보리라 마음먹는다.

그 사이 카필라국의 싯다르타는 출가하여 부처님이 되고, 데바닷다도 출가했다. 데바닷다는 총명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훌륭한 제자가 되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할 줄 알았건만 가섭을 비롯한 십대제자가 그 뒤를 잇게 되자 실망한 데바닷다는 자신을 후원할 세력으로 아사세를 마음에 둔다. 그리고 아사세에게 지난 과거를 들려주어 왕위찬탈사건의 배후가 되었다. 부처님의 후원세력인 빔비사라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 아사세의 왕사(王師)가 되기 위해서다. 그동안 아사세는 훌륭하게 장성했고 마음도 비단결처럼 고왔다. 그런 아사세에게 데바닷다는 과거의 모든 일들을 말하며 아버지 빔비사라가 너를 죽이려 했다고 하자 잠자고 있던 원한이 일어나 아버지를 잡아 일곱 겹으로 된 감옥에 가두며 왕위 찬탈을 감행한다. 어머니 위제희는 비통한 마음으로 왕을 면회를 갔다가 굶겨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장신구와 온 몸에 먹을 것을 바르고 담아가지고 면회를 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각되어 결국 자신도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도 그럴밖에, 왕위를 내려놓으니 격무에 시달릴 일 없고, 음식도 절식하니 저절로 다이어트도 되어 몸이 청량해진 것이 아사세를 분노케 했다.

한 나라의 왕과 왕비가 졸지에 자식의 손에 이 같이 되니 부끄러움에 빔비사라왕은 부처님이 계신 영축산을 바라보며 간청한다. 나의 친구 목련존자를 보내 달라, 그에게 8계를 받고 싶다고 하자 부처님은 신통이 있는 목련을 보내 계를 받게 하고, 부루나를 보내 21일간 설법을 듣게 한다. 위제희는 아들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칼을 들고 설쳐대는 그 끔찍한 광경이 자꾸 떠올라 옛 선인을 죽여 받는 과보임을 느낄 수 있었다. 위제희는 부처님께 청하여 목련과 아난을 보내달라고 애원한다. 부처님은 목련과 아난을 보내고 뒤 따라 가신다. 위제희는 부처님이 오신 것을 보고 너무 감동하여 엎드려 눈물만 흘렸다. 정신 차리고 보니 부처님 계신 곳이라 감옥임에도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신들이 보호하고 있었다.

위제희는 사람을 죽여 자식을 얻은 악업을 뉘우치며 이제 머지않아 여기서 죽을텐데 다음 세상에선 이런 고통 속에 살기 싫다고 한다. 행복만이 넘치는 세상이 있기는 하냐고 하면서 있으면 보여 달라고 한다. 부처님은 위제희를 위해 미간의 백호상에서 광명을 놓아 수 없이 많은 정토(淨土)를 보여주며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정토를 고르라고 한다.

“거룩하신 부처님, 너무 감사합니다. 부처님이 보여주시는 이 모든 세계는 다 청정하고 이를 데 없이 광명으로 넘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아미타불이 계신 극락세계가 너무 맘에 듭니다. 저 거기에 태어나게 해주세요. 제가 거기가려면 어떻게 마음을 먹고, 어떤 가르침을 따라 행해야 하는지 부디 자비를 내리시어 가르쳐주소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