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권자주위원회, 전체회의서 혁신안 검토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 등 종단 대표자들을 향한 범계의혹이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서 종단 안팎에서 갈등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혹규명을 위해 구성된 교권자주위원회가 불교적 방식의 종단혁신안을 검토, 총무원에 제안했다.

천일용맹정진총무원에 제안
과거 쇄신위원회 결과물 중심
·단기적 대안 등 담았지만
시행 여부에 부정적 시각 있어

조계종 교권자주 및 수호위원회(위원장 밀운)7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서 전체회의를 열고, 소위원회인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종단혁신안을 심의·의결했다. 종단혁신안은 장기적 혁신안과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 혁신안으로 구분된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은 종단차원에서 언론에 노출하지 않았으며, 회의서는 기조와 취지를 중심으로 설명한 뒤 의결해 총무원에 제안했다.

제안자인 혁신위원장 도법 스님에 따르면 총괄적인 혁신안의 이름은 천일용맹정진이다. 이 안에서 장·단기적 대안을 모색하며, 깊은 성찰과 반성을 위한 순례 등이 장기적 움직임으로 제시됐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설정 스님 의혹 규명에 최선 승가공동체의 참회와 근본대책 마련 종단혁신 원탁회의 구성 종단 내부문제 해결에 화쟁방식으로 전환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법 스님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제대로 종단을 혁신하려면 적어도 천일의 시간은 염두에 두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해 제안했다. 이와 함께 평화를 위한 움직임에서 천일순례 같은 동적인 성찰과 반성을 장기적으로 시행하고, 당면과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제안일 뿐 총무원이 받아들여야 가능한 일이다. 과거의 아쉬운 모습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교권자주위원회가 총무원에 제안한 혁신안은 과거 종단쇄신위원회가 정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이 때문에 시행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종단쇄신위원회 당시 혁신안은 자료집으로만 제작됐을 뿐 현장에서 시행되진 않았다. 실제 이날 회의서도 도법 스님이 설명한 혁신안에 대한 위원들 간의 논의는 없었다. 단 한 명도 질문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의결됐다.

교권자주위원회는 이외에 지난달 이뤄진 종령 개정에 따른 추가위원을 위촉했다. 위원회는 자문위원으로 명예원로 명선 스님, 원로의원 일면 스님을 위촉했으며, 현 집행부에 비판적 입장을 표한 중진급 인사들을 위원으로 섭외하도록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동화사 금당선원 유나 지환 스님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에서 활동 중인 현진 스님을 추천했으나 당사자 의사가 확인되지 않아 회의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교권자주위원회는 그간 이뤄진 각 소위원회 보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내달 설정 스님 친자의혹을 받는 전?경 씨 모친인 김?정 씨가 방한 예정이어서 면담을 하기로 했으며, 725일 불국사·은해사·직지사를 방문해 PD수첩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관련해서는 문화재구역 입장료가 유흥주점에 사용됐다는 PD수첩 의혹에 대한 해명과 해인사 법인카드의 유흥주점 사용 시 현응 스님 참석 여부 등을 추가 소명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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