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의 시간에서

수많은 별들을 지나온 햇살과
수많은 계절을 지나온 풀들이
먼저 시간이 되고
먼저 길이 되어간다

우리의 시간이란 그렇게
그들의 여부에 달렸으니
우리의 길이란 것 또한 그렇게
반 발짝도 그들의 앞에 설 수 없음이니

이 아침에 근심이 있고 없고는
이미 이 시간의 사안이 아님을
풀들이 햇살 쪽으로 기우는 것도
이미 부처님이 말씀하셨으니
북치고 종치고 눈을 감아도
내 것은 내 것
네 것은 네 것일 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