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성 회장 〈통합판 앙굿따라니까야〉 발간

부처님의 원음이 담긴 초기 경전 중 하나인 〈앙굿따라니까야〉는 방대한 분량을 가진 경전이다. 이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사진〉은 6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08년 출간한 우리말 〈앙굿따라니까야〉를 한 권으로 엮은 〈통합개정판 앙굿따라니까야 전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총 11권에 달하는 분량이었지만, 가장 가벼운 종이를 사용해 부피를 줄였고, 가죽표지에 지퍼를 달아 휴대하기 편하게 했다. 이 같은 전서를 발간한 것은 〈쌍윳따라니까야〉에 이어 두 번째다.
〈앙굿따라니까야〉는 4부 니까야 가운데 가장 나중에 성립됐고 가장 경전 수도 많다. “한역(漢譯)에서는 〈증일아함경〉에 해당하지만 북전 〈잡아함경〉이나 〈중아함경〉과 일치하는 경전이 더 많아 〈증일아함경〉보다 훨씬 원형에 가까운 부처님 말씀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앙굿따라니까야〉의 가장 큰 특징은 법수(法數)로 부처님 가르침을 분류해 편집한 점이다. 이는 〈쌍윳따니까야〉가 내용적 분류에 의한 편집을 보여주는 것과는 대비가 된다.

실제, 〈쌍윳따니까야〉가 철학적 이론과 수행의 주요한 구조를 명확히 표현해주는 짧은 경전들을 집대성했다면, 〈앙굿따라니까야〉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심리적·윤리적인 면을 재가신도의 일상적인 관심과 연결시키는 교육적 측면에서 고려된 짧은 경전들로 이뤄졌다.

전 회장은 “〈앙굿따라니까야〉를 읽어보면 이론적인 측면에서 편집된 것이 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 오히려 친근하게 읽을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면서 “포교를 위한 교재로서 이용하기 가장 좋은 니까야”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이 새로 선보인 〈앙굿따라니까야 전서〉는 이전에 발간한 초판본 상당 부분을 윤문했고, 오역들도 바로잡았다. 책 분량도 2780여 페이지로 방대하다. 이 안에는 부처님 원음을 담은 3771개의 경과 스님·연구자·신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 4546개가 담겨있다.

번역은 빠알리성전협회(PTS)의 교열원전과 미얀마6차결집본(인터넷판본)을 비교해 생략된 부분을 모두 복원·번역했으며, 적지 않는 ‘제목조차 없는 경’의 경우 각각의 경 명칭을 부여하면서 번역했다.

이번 전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색인’이다. 대표적 예가 ‘비유 색인’이다. 부처님이 가르침을 설하며 말씀한 다양한 비유를 경전 내에서 단숨에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전서는 부처님의 설한 비유들을 분류하고 경전을 색인해 독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부처님 생애, 윤회, 대인관계 등 주제별 분류 색인, 다른 경전과의 비교·연결 색인 등도 독자들의 수행과 공부를 용이하게 한다.

전 회장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전모를 심층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쌍윳따니까야〉와 〈앙굿따라니까야〉를 읽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니까야는 편집 시기는 차이가 있을 지라도 짧은 경전으로 구성돼 승원적인 전문 수행자의 삶을 대변하는 〈맛지마니까야〉나 〈디가니까야〉에 비해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니까야는 부처님 가르침을 부재로 잘 지어진 집과 같고, 아주 조화로운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고 예찬했다.

1977년 민중불교론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전 회장은 이후에는 독일에서 유학하며 인도학 및 티베트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돌아온 1989년 현재까지 30여 년간 빠알리어 경전을 번역해오고 있다.

현재 다양한 초기 경전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그의 공이 크다. 그는 〈디가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쌍윳따니까야〉 〈앙굿따라니까야〉는 물론 〈율장 대품〉 〈율장 소품〉 〈율장 비구계〉 〈율장 비구니계〉 〈테라가타-장로게〉 〈테리가타-장로니게〉 〈우다나〉 등을 모두 번역해냈다. 올해 3월부터는 〈청정도론〉을 번역 중이며, 9월 중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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