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가져도 행복하지 않는 이유는

세계는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과학기술의 이름으로, 경제개발의 이름으로 파괴와 착취가 자행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은 배제됐다. 경제와 기술, 발전이라는 명제들만 존재한다. 그럼 오롯이 인간을 위한, 생명을 위한,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적인 참여불교운동가인 술락 시바락사는 저서 〈불교경제학〉을 통해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다.

‘불교경제학’이라는 용어는 경제학자 E.F. 슈마허가 가장 먼저 사용했다. 불교경제학에 대해 슈마허는 “불교경제학의 핵심은 단순성과 비폭력”이라며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불교식 생활방식의 경이로움은 그 완전한 합리성에 있다. 지극히 적은 투자로 엄청나게 만족스런 결과를 끌어낸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시바락사는 세계 경제시스템을 지적해 낸다. 그는 현 세계가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해 있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벌려 애쓰고,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소비를 자극하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며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와 불평등과 환경파괴의 끝이 공멸”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돈의 흐름과 숫자 싸움에 빠진 경제학이 아닌 인간을 위한 경제학, 생명을 살리는 경제학, 행복의 디딤돌이 되는 경제학을 창조해야 한다”고 대중에게 강조한다.

불교경제학은 삶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 나의 깨달음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적 개선이 개인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연기적이고 순환적인 발전을 시바락사는 이야기한다.

자칫 문제제기만 잔뜩 늘어놓거나 비판에 그칠 수 있는 주제들이 단숨에 자신의 실천과제로 전환되고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