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단식 21일째 만나 5분가량 대화
시민연대-조계종 논평, 입장문 통해 공방

설조 스님의 단식 21일째인 710일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단식장을 찾아가 설조 스님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610분경 설정 스님은 호법부장 진우 스님 등과 함께 단식장에서 5분가량 설조 스님과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서 설정 스님은 설조 스님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면서 종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의견을 나누자고 말했으나 설조 스님은 설정 스님의 퇴진에 방점을 찍어 대화가 길어지지 못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88세 노스님이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한 21일째야 총무원장이 찾아왔다면 분명한 답을 갖고 왔어야 한다총무원장이 한두 명 바뀐다고 종단이 바뀌겠냐고 했다는 것은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종단에 도덕이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는 노스님의 간절한 호소를 희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또한 설정 스님에 대해 자식문제가 발생한지 19년 동안 유전자 검사로 결백을 증명하지 못했다면 자식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면서 설조 스님의 비원은 진짜 비구 승려가 종단의 공적 소임을 맡아야 한다는 것 단 한 가지다. 더 이상 시간을 끌거나 얼토당토 않는 변명이나 해명에 급급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의 이 같은 논평에 조계종도 즉각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은 대변인 일감 스님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설조 스님은 총무원장스님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물러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승가공동체 내부에서 불교적 방식을 통한 문제해결을 고민하고 제시할 때 비로소 설조 스님 단식이 대중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조 스님의 단식 또한 과거의 잘못된 문제해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종권을 중심으로 갈등이 발생된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계종은 이어 종정 진제 스님의 교시를 받들어 구성한 교권 자주 및 혁신위원회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하며 종단 운영의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는 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설조 스님께서도 넓은 마음으로 혜량하시어 하루속히 단식을 중단하고 종단 혁신을 위한 길에 함께할 수 있길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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