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옥 부산의료원 호스피스팀 회장

오문옥 회장(사진 왼쪽 세번째)과 팀원들의 모습.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2005년 5월 관음사 환희복지대학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다른 불자를 본 오문옥 씨의 가슴은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부산 홍제사에 다니던 그는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학업 성취를 위한 기도에만 관심이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죽음을 앞두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호스피스야 말로 불제자로서 이어가야 할 수행이자 삶이라고 생각했다.

환희복지대 호스피스과정 14기로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지 3개월 만에 오 씨는 부산의료원 호스피스팀으로 활동하게 됐다. 오 씨는 지난해부터는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5월부터 봉사를 하고 있다.

“사실 호스피스 교육은 말기암환자 등 죽음과 가까운 이들을 돌보는 것이죠. 그때만 하더라도 젊었어요. 50대 초만 하더라도 그냥 봉사라고만 생각했지요. 시키는 것만 하다 점점 세월이 가면서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픈 환자들을 대할 때 감사함과 죽음 앞에 모든 생명은 공평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 씨는 많은 이들에게 격려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오 씨는 7년전 한 환자와의 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남편과 별거 상태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엄마를 만났습니다. 일반병동에 있는 환자를 특별케어 하게 됐죠. 그런데 그분은 호스피스 봉사를 받기를 한사코 거절하셨어요. 세상을 살면서 봉사를 한 게 없어 받을 수 없다는 이유였어요. 저는 기적처럼 나으면 봉사의 삶을 살고, 가시더라도 내생에 봉사의 삶을 살면 된다고 했습니다.”

오 씨는 그녀를 도와주며 오히려 봉사의 소중함을 느꼈다. 마지막 49재를 하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법당 스님에게 부탁해 임종기도와 재까지 치르게 도와줬다. 앞으로 그녀는 호스피스 봉사를 하며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그리고 죽음 이후 내생에 대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말 40대만 하더라도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합니다. 검진에서 말기로 나와서 갑자기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부처님 법으로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어쩌면 행복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팔순 어머니가 4~50대 자녀의 임종을 보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경우 함께 연락해주고 마지막 가족으로서의 정을 나누게 하는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불자들 중에서도 이렇게 호스피스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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