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환 울산대학교병원 봉사자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⑩

백련이라는 법명을 쓰는 송지환(53) 씨는 10년간 호스피스 봉사를 해 왔다. 현재는 울산대학교병원 93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송 씨는 2008년 여름 정토마을 능행 스님이 주최하는 아미타호스피스 27기 교육을 수료하고 1주일간 실습을 마치고 바로 봉사현장에 뛰어들었다.

“환자를 만나면 먼저 발마사지를 해드립니다. 금강경 ‘세족이부좌이좌(洗足已敷座而坐)’를 떠올리며 부처님 발을 씻어드린다는 마음으로 임합니다. 발을 만져보면서 굳은살과 상처, 발톱의 두께 등을 통해 그분의 삶의 여정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첫 대화의 어색함을 깨고 소통을 시작 할 수 있죠.”

신체접촉과 대화가 중요하다는 송 씨는 환자의 발을 마사지해주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반면 전문 병동이나 병실이 없는 곳은 살기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한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 대응하기 힘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린 8세 여아, 21세 젊은 청년, 23세 신혼의 신랑이 호스피스에 왔을 때는 소통도 힘들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송 씨는 10년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 정토마을 자재병원서 만난 60대 여성환자를 꼽았다. 당시 환자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홀로 기사식당을 운영했다. 당신의 이야기를 1시간동안 숨 가쁘게 들려주곤 1시간 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사경을 헤매며 자신의 삶을 되짚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환자와 깊이 연결됨을 느꼈다고 한다. 송 씨는 이 환자와의 대화가 송 씨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경책의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막연하게 두려워하죠. 그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죽음을 삶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송 씨는 향후 임종을 맞는데 도움이 될 법한 자료나 단행본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는 포부다.

“삶에 집착하는 불교를 많이 하죠. 기복이라거나 살아가는데 필요한 취직, 돈 등을 기원하기 위한 불교 말입니다. 이런 불교를 하면 중생심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럴때 욕심, 슬픔, 분노, 두려움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을 바라볼 것인가에 초점을 둔 죽음을 준비하는 불교를 하면 이 모든것이 보잘 것 없어집니다. 이런 불교를 하면 많은 것을 내려놓아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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