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 일회용품 소비감소 위한 캠페인 전개

불교환경연대는 7월 9일부터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자고 있는 텀블러를 깨워라’ 캠페인을 전개했다.

내가 마신 음료 한 잔이 고래, 거북이 등 바다 생물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대신 집에 있는 텀블러를 사용한다면 제1계율인 불살생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분리수거 처리에 대한 이슈가 또다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는 7월 9일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자고 있는 텀블러를 깨워라’ 캠페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캠페인 취지, 참여방법,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시민들이 직접 동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법일 스님,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이효상 활동가, 권민정 자원봉사자 등이 참석했다.

안 쓰는 텀블러 모음·나눔으로
일회용품 소비 줄이자는 취지
830일까지 캠페인 집중시행

조계사·봉은사·금륜사 협력키로

불교환경연대는 정기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활동들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캠페인 역시 활동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78일 고양 금륜사는 불교환경연대와 ‘1회용품 쓰지 않는 녹색사찰협약을 맺고, 텀블러 사용 캠페인에 동참 의지를 다졌다.

한주영 사무처장은 최근 중국의 플라스틱 수거 중단으로 일회용품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정부가 나서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민간은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텀블러 제작과정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에너지를 쓰게 된다. 텀블러를 40회 이상 사용해야 환경보호 효과가 생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불자들부터 텀블러를 적극 사용하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캠페인은 79~830일 약 2달 동안 집중 시행되며, 모음과 나눔으로 나뉜다. 먼저 모음은 기부할 텀블러를 불교환경연대나 협력사찰(서울 조계사·봉은사, 고양 금륜사)로 가져간 뒤,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다. 서약서 인증샷을 찍어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SNS에 올리면 된다. 나눔은 환경보전 기금으로 쓰일 기부금을 원하는 만큼 내고 텀블러를 골라가는 방식이다. 모음과 마찬가지로 서약서, 인증샷, SNS업로드도 한다.
 

이날 법일 스님은 불자로서 불교의 연기법을 염두에 두고 텀블러 사용에 앞장서자고 독려했다.

법일 스님은 인사말에서 불자로서 불교의 연기법을 염두에 두고 텀블러 사용에 앞장서자고 독려했다. 스님은 대한민국 면적 7배에 달하는 쓰레기섬은 우리가 버린 비닐과 플라스틱이 모여 바다로 흘러가 생겼다. 바다에 사는 생명뿐 아니라 먹이사슬 최정점에 있는 우리들의 건강과 생명 또한 좀먹는 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나 하나가 무슨 환경을 바꾸나하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불자 한 사람부터 주변인, 사찰, 그리고 시민사회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바른 신행으로써 캠페인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이어 불교환경연대 측은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본부 및 협력사찰서 텀블러 나눔을 실시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 측과의 협약도 예고했다. 한주영 사무처장은 사찰이나 중앙신도회가 운영하는 카페나 찻집의 일회용품 소비를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사회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텀블러 사용 혜택 역시 캠페인 참여자들에게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텀블러 사용 활성화를 위해 국내 12개 주요 카페, 5개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협약을 맺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10%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환경연대는 협력사찰은 3곳뿐이지만, 추후 더 많은 사찰들이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현재 협력사찰인 봉은사는 사회팀에서 캠페인을 전담하기로 했으며, 별도 자원봉사자 모집 중에 있다. 텀블러를 모으기 위한 찬장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서는 텀블러 접수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다. 특히 금륜사는 사찰 자체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신도들과 결의까지 완료한 상태로, 지난 부처님오신날 행사 때 떡을 뻥튀기과자 위에 올려 나눠주기도 했다. 다회용 용기에 떡을 나눠준 뒤 용기를 회수하는 등 다른 방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천주교신자라고 밝힌 고순희(50·수원·주부) 씨는 친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밴드에 캠페인 관련 글을 올리고, 페이스북에도 게재해서 알게 됐다. 취지가 좋아서 아이들 학교 보내고 조계사로 찾아왔다카페 등지서 여전히 일회용기 소비가 많고, 종업원들도 환경을 생각하기보다는 간편한 처리 때문에 사전에 요청하지 않으면 대부분 일회용품을 쓴다. 평소 이런 점이 신경쓰여 오늘 캠페인에 꼭 참가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