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고대해마지않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드디어 6월 30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네스코가 정한 엄격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 기준(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맞아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0일 한국 산사 7곳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1천년 이어진 사찰 역사성 인정

이코모스, 4곳 등재 권고했지만
정부·종단 노력, 등재 성공 ‘찬사’

불교 유산 세계에 인정받기 위한
종단 내 세계유산위원회 구성해야
세계유산 등재 방안 연구 필요


이번에 등재된 7개 산사인 양산 통도사·영주 부석사·안동 봉정사·보은 법주사·공주 마곡사·순천 선암사·해남 대흥사 등이 모두 이 기준에 맞아 떨어졌을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우여곡절 끝에 7개 산사 모두 최종적으로 합격 판정을 내리게 되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역사성이다. 유네스코는 우리 7개 산사가 모두 천년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처음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는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제외하도록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지만 한국 정부와 조계종단이 이를 충분히 해명하여 모두 등재에 성공했다고 한다. 발 빠른 신속 대응에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속성의 문제다. 7개 산사 모두 천년고찰일 뿐만 아니라 법의 등불이 꺼진 적 없는 사찰들로서 1000년 전 창건 때부터 계속 전승되어온 고찰인 것은 사찰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셋째, 이러한 역사성과 지속성을 알려주는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들이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7개 산사에 풍부하게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이들 산사에는 인도나 중국과는 달리 승려들이 수행에 몰두하고 신도들도 신앙 활동에 전념하는 등 신행활동을 창건 때부터 지금까지 생활화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산사라는 한 공간에서 신행과 생활이 모두 이루어지는 전통이 계승되고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평가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한국미술사연구소장

그러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무슨 가치가 있고 어떤 이득이 있을까. 세계유산은 한마디로 말해서 무한한 가치와 헤아릴 수 없는 이득이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것은 모든 세계유산 지정물들이 정확히 증명해주고 있다. 바로 세계인들의 조건 없는 신뢰와 아낌없는 사랑으로 보답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등재가 계속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바로 세계문화유산위원회의 필수 권고사항이기 때문이다. 주문사항은 △비지정건물 관리방안 △종합정비계획 △관광객 대응방안 △사전협의 등이다.

이를 차질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세계문화유산에서 해지될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총무원 문화부 성보문화재위원회 안에 분과위원회를 두고 실무자와 함께 실제적인 점검관리와 대책방안을 계속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른 불교세계문화유산도 포함하는 총무원 세계유산위원회는 보존 위원 5명 내외, 전문위원 5명 내외, 실무자 5명 내외가 상설로 활동하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둘째, 해당 위원회는 보존, 관리에만 그치지 않고 불교세계문화유산을 더 많이 등재하도록 하는 발전방안을 기획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지리산과 화엄사, 설악산과 신흥사 같은 단위 사찰, 선종사찰이나 교종사찰 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와 함께 화엄사의 화엄석경이나 경주 창림사 법화경 석경 같은 석경류, 수많은 불교 목판이나 전적 등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상설위원회에서 체계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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