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기적 생존’ 확인… 동굴 지킨 스님들 ‘주목’

태국 스님들이 지난 7월 1일(현지시간) ‘동굴 실종’ 소년들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고 있다. 사진출처=로스앤젤레스 타임즈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의 한 동굴에 들어간 뒤 실종됐던 소년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안타까움이 더해가는 가운데, 이들을 위해 동굴 앞을 지키고 있는 태국 불교도들의 절실한 기도가 주목받고 있다. 실종 소년들은 7월 2일(현지시간)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이 확인됐지만 아직 구출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언론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소년들이 실종된 동굴 앞에서 스님들은 몇 날 며칠 기도했다”며 “수색대의 구조 기술과 불교도들의 간절한 기도가 나란히 행해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갑작스런 폭우로 동굴 고립
군경 1000명 투입해 수색
실종 열흘 만에 생존 확인

스님들 동굴 앞 떠나지 않고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 전해


실종자들은 태국의 치앙라이주(州)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로,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 종료 후 관광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당국은 이들이 갑자기 내린 폭우로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된 것으로 파악했다. 동굴 입구에서는 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 가방, 축구화 등이 발견돼 세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국은 즉각 해군 잠수대원 및 경찰, 군인, 국경수비대 등 1000여 명을 투입해 본격 수색을 시작, 2일 실종된 13명 모두의 생존을 확인했다. 이들은 동굴 내 가장 큰 공간인 ‘파타야 비치’ 인근서 발견됐다.

그동안 태국 불교도들은 이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킨 것으로 전해진다. 스님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법문과 명상을 진행하는 한편, 단주를 나눠주며 위로를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이들이 실종된 후에도)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동안 스님들의 기도가 빛을 발했다”며 “약 5마일 길이의 동굴 수위가 낮아졌다. 흙탕물이 빠져나올수록 내부 수질이 맑아지며 잠수부의 수색이 원활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교 국가인 태국은 여러 측면에서 종교적 영성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도하는 불교도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동굴 앞에서 상주해 기도하는 승려들뿐 아니라 먼 지역에서도 불교도들이 합동 기도를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왕차이 티엔시리(Wanchai Thiensiri) 씨는 자신을 종교 회의론자로 밝히면서도 “이곳의 모든 사람이 종교의 힘을 믿게 됐다”며 “기청제(祈請祭, 비가 그치길 바라는 기도)를 지내며 스님이 내게 준 이 부적을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망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임시 법당도 설치됐다. 당국은 직접 나서 기도 공간을 꾸리고 향을 피우며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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