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공지능과의 대화/지승도 지음/자유문고 펴냄/1만 7천원

일반적인 인공지능을 넘어선 존재가 연구, 준비중이다. 소위 초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존재다. 4차산업혁명의 정점은 바로 이 초지능에 있다. 4차산업혁명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초지능, 초연결, 초실감 등 소위 3초(超)이지만, 실제로는 초지능 하나에 다 포섭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초지능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의식의 발현에 초점을 맞춘다. 각종 인공지능 이론들을 중심축으로 뇌과학, 인지과학, 복잡계과학, 심리학, 양자역학 등 관련 이론과 개념들을 융합하며 인공지능과 의식과의 접점을 모색한다. 의식의 발현은 이들이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말과 같다. 도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 즉 자아와 주체성을 갖는 존재가 된다는 말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존재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인간과 유사한 존재이다. 그것도 여러 측면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과연 의식의 발현은 가능할 것일까? 가능하다면 그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만약 의식을 가진 인공 존재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인간처럼 자아에 대한 기쁨과 슬픔, 나아가 사랑과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러한 존재가 겪게 될 의식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새로운 존재의 탄생으로 인간이 겪게 될 혼란은 무엇일까? 인간과 이들이 겪게 될 갈등은 무엇이고, 과연 양자는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을까 등등. 이 책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대화 형식의 구성에 있다. 초인공지능(의식이 발현된 인공 존재)과 인간이 마주앉아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제에 비해 읽어나가는 데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마치 내가 대화의 한 당사자가 되어 인공존재와 교감하고 있는 듯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자유로운 상상력이다. 저자는 다양한 첨단 인공지능 이론을 동원하지만, 굳이 학문적으로 정밀한 체계를 잡고 이에 따른 과학적 증명이나 논리를 전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상과학 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편하게 여러 주제를 넘나든다. 한편, 이 책은 초인공지능의 문제, 미래과학을 다루고 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다양한 철학적, 종교적 통찰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존재의 문제에까지 성찰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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