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관음상, 국제협약 대상 여부 놓고 '격론'
부석사 관음상, 국제협약 대상 여부 놓고 '격론'
  • 신중일 기자
  • 승인 2018.07.0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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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약 준수” VS “협약 대상서 배제돼야”
문화유산재단, ‘부석사 관음상’ 해결 방안 토론회
문화유산회복재단은 7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3차 정책토론회를 열고 현재 소송 중인 부석사 관음상에 대한 국제협약 영향 유무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은 7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3차 정책토론회를 열고 현재 소송 중인 부석사 관음상에 대한 국제협약 영향 유무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하 부석사 관음상)은 도난 장물인지 왜구의 약탈로 불법 반출된 문화재를 다시 찾은 것인지를 놓고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 반환 관련 갈등 상황에서 중요한 준거가 되는 것이 국제협약이다. 불법 반출 문화재에 대해 적용되는 협약은 1970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문화재불법 반·출입 등에 대한 협약’과 이를 강화시킨 1995년 ‘도난 또는 불법 반출 문화재의 국제적 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 협약’이다.

이 같은 국제협약과 현재 진행 중인 부석사 관음상 인도소송의 상관관계와 영향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은 7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3차 정책토론회를 열고 현재 소송 중인 부석사 관음상에 대한 국제협약 영향 유무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처음부터 패널들의 입장이 명확히 갈렸다.

손경한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는 유네스코 협약이 가지는 한계성을 먼저 되짚었다. 손 변호사는 “유네스코 협약은 자기집행적 조약이 아니라 자국 입법을 통해 구속력을 가지는 구조”라면서 “협약의 수범자는 국가이지 개인에 대한 반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또한 1970년 이후 불법 반출된 문화재에만 적용되며, 이전 시기의 것은 당사자 간 협의로 해결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변호사는 부석사 관음상 사례가 유네스코 국제협약에 적용되는 사례임을 분명히 했다. 도난 당시 불상의 점유지는 일본이기 때문에 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이 근거되는 법은 일본법이 기준되며, 정당한 점유자의 인도청구가 있으면 한국정부는 이에 응해야 한다는 게 손 변호사의 주장이다.

일본 쓰시마 관음사에 봉안됐다가 한국 도굴꾼들이 훔쳐 국내로 반입한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현재 서산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인도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본 쓰시마 관음사에 봉안됐다가 한국 도굴꾼들이 훔쳐 국내로 반입한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현재 서산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인도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불상이 과거 약탈돼 불법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갔어도 국제협약과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법령이 적용돼 일본에 반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석사의 인도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어 “부석사의 소유권을 근거로 반환을 거부할 수 있으면 자력 구제를 용인하는 결과가 된다”고 우려했다.

부석사 관음상 인도소송 법정 대리인인 김병구 법무법인 우정 대표 변호사는 현재 부석사 관음상은 협약 적용 대상이 아님을 주장하며, 반환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변호사는 “유네스코 협약은 각 체결국이 협약 이행법률을 제정해 시행하는 것으로 1970년 협약 이전에 약탈된 문화재가 다시 불법적으로 반출되는 경우에는 협약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면서 “협약 이행법률인 문화재보호법 제20조 5항은 협약 이전에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돼야 옳다. 이를 살펴보면 한국이 부석사 관음상을 돌려줄 법적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문화재 약탈 피해국가”라며 “법률적으로 반환한 이유가 없는데도 외교관계를 운운하며 문화재 환수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한다면 어느 가해국가가 알아서 문화재를 돌려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관음사의 점유를 기준으로 합법적 소유권 취득을 인정하는 것은 극단적 ‘문화재 관련 국제주의’에 불과함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약탈 문화재 보유국들은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외국 문화재들이 취득 당시 합법적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거나 자신들의 문화·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됐음을 내세워 적법성을 강조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현 상태의 유지로서 ‘야만시대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의 재판 중 일본은 정당한 취득 경위를 밝히지 않았고, 오히려 연구로 약탈 문화재임이 명확해졌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막연히 문화재보호법 제20조를 들어서 반환을 요구하거나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동기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부석사 관음상 인도소송은 민간 영역에 머물렀던 문화재 반환이 사법적 영역으로 넘어온 첫 사례로 큰 의미를 가진다”며 “사법적 판단은 감정적 국수주의가 아닌 대외적으로 당당히 대처할 수 있는 입장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부석사 관음상은 유네스코 적용 사례”라면서도 “일본 관음사의 소유권을 인정하되 유네스코 협약 제7조 2항에 따라 부석사에 ‘문화재 권리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 일본 관음사에 반환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다. 그 후 한국과 일본의 협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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