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중계] 깨달음의 사회화… 불교 신뢰 높인다
[강의실 중계] 깨달음의 사회화… 불교 신뢰 높인다
  • 정리=김지원 수습기자
  • 승인 2018.07.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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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불교 아카데미 강의…정병조 前 금강대 총장

주제 : 미래 사회의 불교

삼보불교 아카데미 강의 재가불자 신행모임인 (사)대한불교삼보회(이사장 유억근)는 7월 1일 서울 성북구 삼보정사서 정병조 前 금강대 총장을 법사로 초청해 제44회 삼보불교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했다. 정 前 총장은 “미래 사회의 불교는 현실친화적인 종교로 변화해야 한다”며 “불교발전을 위해 재가불자들은 오계 점검을 습관화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정병조 前 총장은… 1971년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동국대 부총장, (사)한국불교연구원 원장, 금강대 4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삼보사이버불교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정 前 총장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불교사상사〉 〈한국불교철학의 어제와 오늘〉이 있다.
정병조 前 총장은… 1971년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동국대 부총장, (사)한국불교연구원 원장, 금강대 4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삼보사이버불교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정 前 총장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불교사상사〉 〈한국불교철학의 어제와 오늘〉이 있다.

깨달음 관심 없는 재가불자들
의식 혁명 위한 연구 시작해야
재가리더십 위한 오계준수와
포살·자자로 스스로 점검하길


‘미래 사회의 불교’가 어떤 모습일지를 예측한다는 것은 엄연히 따지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변덕스러운 마음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불교가 어떻게 변할 지를 생각하고, 미리 대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발전의 원동력
미래 사회의 종교는 개신교, 불교, 가톨릭의 지금 교세 수준으로 30년 정도 지속될 것입니다. 이 세 종교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실존하는 종교(Living religion)’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개신교가 우리나라서 크게 성공한 이유를 ‘사회복지’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개신교는 전쟁 이후 굶주림과 어려운 현실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식량을 지원하는 등 순수복지 쪽에 신경 쓰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많은 대중이 예수를 믿게 됐죠. 우리 같은 불자들도 개신교는 대한민국 사회를 위해 선행을 베푼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복지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10년 간 조사된 정부 통계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개신교나 불교는 상대적으로 교세 변동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톨릭은 그래프 상으로 45도가량 올라갑니다. 집계된 가톨릭 인구 추정치가 520만인데, 아마 더 많을 것입니다. 불과 40, 50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던 가톨릭이 10년 사이 급성장하게 된 원인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종교학자들은 가톨릭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이유가 ‘장례의례의 현대화’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장례의례, 생전에 미리 염세를 받도록 하는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평생 다른 종교를 믿어왔던 사람도 임종을 앞두고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비용이 합리적입니다. 100여명이 참석한 성당 장례에 드는 비용이 얼마일까요? 장례에 온 사람들 점심값, 수고비, 장지까지 가는 버스 대절비, 성당 대여료 등 전체 비용을 계산해보니 200만원 가량 들었다고 해요. 놀라운 일입니다.

보통 49재를 여법하게 진행하려면 500만원도 부족해요. 결국은 1천만 원 예상해야 하거든요. 7번 제사 지내는 기간 드는 돈까지 고려하면 서민들 입장서 생각하기 어렵죠. 가톨릭의 경우는 경제적으로 좀 더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가톨릭 묘지공원 같은 경우도 평수는 작지만, 한 기당 분양하는 데 30만원입니다. 현실적인 부분으로 대중에게 어필해서 가톨릭 종교가 성장한 제1원인이 된 것입니다.

불교발전을 위한 과제
그렇다면 우리 불교의 침체원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대한 원인으로 깨달음에 대한 형이상학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깨달음이라는 심오하고 아름다운 말을 불자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간단하게 받아들이기는 참 어렵습니다. 불자로서는 속상한 일이지만 일반적인 세속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참선하고, 기도하는 모든 수행이 멀게 느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제는 깨달음이라고 하는 개념의 현대적 의미를 대중에게 와닿게 알려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깨달음이 어떻게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는 현재 ‘깨달음의 사회화’라는 숙제가 남아있어요.

또 재가불자 가운데 순수하게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불교에 귀의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겠습니다. 거의 없어요.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리사욕 즉,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불교를 믿어요. 하지만 나에 대한 의지를 타인을 향한 배려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 것이지, 그 자체만으로 불교 신자들이 모두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자들의 의식 혁명이 필요하다는 데 있어요. 불교가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불교가 사회복지 가운데 미개척 분야에 뛰어들게 되었을 경우엔 불교의 미래 향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전시 상황서 통용된 기존 사회복지 개념이 이제는 변했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 불교는 새로운 각도로 접근해 사회복지를 개척해나가야 할 소지가 충분합니다. 이 지점은 불자가 아닌 대중에게 불교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현실친화적 불교 필요성
이와 관련된 해외불교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년 전, 아직 동국대 불교병원이 만들어지기 전, 병원 경영 선례를 파악하기 위해 부총장으로서 홍콩불교병원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병원에 가기 전 제가 들은 얘기는 ‘최고의 의료진’ ‘값싼 치료비’로 유명하다는 사실이었어요. 실력 있는 그 분야 최고 의사를 쓰려면 돈이 많이 들 것 아닙니까? 그런데 환자들에겐 다른 어떤 병원보다 저렴하게 받는다는 얘기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2인실 병실 하루 입원료가 한화로 약 2천원 정도였으니까요.

답사를 가서 본격적으로 병원 재정상황을 들여다보니까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의사들은 최고 대우를 해주고, 치료비는 거의 안 받으니 적자가 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적자규모가 자그마치 매달 50억원이에요.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적자를 어떻게 메우는지를 물었더니 첫째는 홍콩불교총연합회서 무조건적으로 도와준다는 거예요. 총연합회에 속한 홍콩 단체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홍콩은 불교 이외에 다른 종교가 거의 없을 정도라 사실상 불교국가로 봐도 무방해요. 불교단체들이 온 정성을 다 기울여서 홍콩불교병원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일부 의사들과 100명 이상의 행정직 직원들이 전원 무료로 일한다는 것이었어요. 직원들이 신심 깊은 불자로서 은퇴한 경우거나 연금을 받는 경우, 주식 등 다른 수익이 있어서 먹고 사는 데 문제되지 않는 경우였습니다. 이 분들이 무상으로 노력봉사를 한다는 답변이었죠.

저는 병원장의 말을 듣고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스스로 불교를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진정으로 제가 불교를 위해 무엇인가 한 적이 있는지를 되돌아봤어요. 그때 홍콩불교 사례를 통해 제가 배운 것은 현실적으로 중생에게 다가가는 불교였습니다. 홍콩 불자들이 불교 교설을 현실성 있게 전하고 구제하는 위대한 불교 그 자체라는 것을요.

재가리더십은 오계 준수서 시작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미래 불교는 재가자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 삼보회처럼 우리나라에 재가불자 모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꼭 주의하셔야 할 부분이 있어요. 재가 입장에서 출가자들에 대해 비판할 수 있습니다. 출가한 입장서도 재가자들을 비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제일 속상한 것은 ‘재가만의 종단’을 꾸리겠다고 하는 일부 불자들의 생각이에요. 그것은 올바른 생각이 아닙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사부대중’을 잊어선 안 됩니다. 사부대중은 출가와 재가가 서로 자기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라는 의미입니다. 머리 깎은 이들 따로, 머리 기른 이들 따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출가자들이 비판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재가자들끼리 교단을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현재 재가불자들이 해야 할 고민은 여러 재가신행단체서 재가리더십을 어떻게 확충하는지의 문제입니다. 여러분들도 다 알고 계실 겁니다. 재가서 아무리 학식이 뛰어나고,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해도 출가 못 당해요.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재가리더십은 도덕성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도덕성은 현실 측면서 보면 돈과 이성 문제가 전부나 다름없어요. 돈 문제는 어렵지만 깨끗할 수 있습니다. 부정한 돈을 모으지 않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성 문제는 어쩔 수 없어요. 결혼을 했는데 그렇다고 이혼할 수 없잖습니까. 이런 이유로 인해 재가리더십이 지지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계 준수밖에 없어요. 저는 재가단체서 한 달에 한 번 날을 정하고 포살법회를 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2,500여년을 이어 내려온 포살, 자자 법회가 있습니다. 두 법회들은 오계 준수를 점검하는 법회입니다. 그런데 조선 억불정책으로 말미암아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최근 일부 사찰서 포살법회를 부활하자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포살법회 진행방식은 원형으로 둘러앉아서 합니다. 합장한 채로 오계를 신·구·의 삼업으로 총 열다섯 번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가령 첫째 계명은 불살생이니까, ‘지난 한 달 동안 몸으로 살생한 적이 있습니까?’를 자신에게 되묻고, 있으면 참회하고 없으면 없다고 하는 것이죠. 이후에 불전을 향해서 참회의 기도를 올립니다. 시간도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불자들도 오계 점검을 습관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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