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채식과 육식

육식 과하면 콜레스테롤 증가
콜레스테롤도 필요한 물질
채식만으론 충분한 영양 ‘한계’

채식이 좋을까, 육식이 좋을까? 중년 이후에 성인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을 지키려면 채식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채식 바람’이 엄청 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음식에는 곡식, 채소, 과일, 생선 그리고 육류의 5가지가 있으니 어느 한 가지도 빠져서는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문제가 된다.

채식이 좋다는 것은 육식이 문제가 많기 때문 아닌가?
육식을 많이 하면 비만이 유발되고 콜레스테롤이 증가되며 혈압이 오르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몸속에 어혈을 쌓이게 하여 동맥경화, 심근경색, 당뇨병, 중풍 등이 발생되기 쉽고, 음경동맥에 경화나 폐쇄가 생겨 성기능장애나 발기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채식만을 고집하고 육식을 기피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채식으로 얻는 영양에는 한계가 있고 기력의 쇠퇴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은 물론이고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이 많은 사람, 그리고 기력이 쇠약해진 경우에는 육식을 해야 성장발육이 좋고 체력을 유지하여 활기차게 생활해 나갈 수 있다. 하나의 학설이긴 하지만 ‘사상체질론’에 의하면 육식이 맞지 않는 체질이 ‘태양인’인데 극소수에 불과하다.

육식이 중년 이후에 특히 필요한 이유는?
일본의 도쿄노인연구소에서 단순한 생명연장의 장수가 아닌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질 높은 장수를 위해 선진국 노인의 주요 사망요인인 심장병과 뇌졸중 등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는 연구가 있었다. 결과는 육류의 동물성 단백질에 의해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일본인의 평균수명 추이로 이를 재설명하고 있다. 영양상태가 극히 나빴던 1945년 이전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45세였는데, 동물성 음식 섭취가 늘면서 수명도 2배 가까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에 의해 각종 성인병이 예방돼 결국 수명을 늘릴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는 교토대학의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고 한다. 그 원인은 혈액 중 알부민의 수치였다. 알부민이란 생체조직이나 혈액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말하는데, 이러한 알부민의 수치 상승은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에 매우 의존적이라는 결과였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균형잡힌 식사가 좋다.

 

적당한 콜레스테롤도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방성 물질이다. 세포 활동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부신피질 호르몬과 성호르몬 그리고 소화 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그러니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낮으면 호르몬과 담즙 생성에 장애가 오므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활력이 떨어지고 세포가 파괴되어 급성 노화가 일어날 수 있고 우울증도 나타나기 쉽다. 또한 뇌경색, 즉 중풍이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지고 성기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중년 이후 성기능이 떨어지는 원인 가운데 동물성 음식 섭취가 너무 부족한 탓이 있다. 동물성 음식은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이 풍부한데, 정액과 정자를 만들어내는 원료가 단백질이며 성호르몬의 원료가 콜레스테롤이다. 성호르몬은 생식기뿐만 아니라 뇌, 심장, 근육, 골격 등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작용을 나타내므로 만약 결핍되면 갱년기장애와 노화가 촉진된다. 중년 이후에도 성생활을 지속하고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육식이 필수적이다.

양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것이 위구르족의 장수비결
WHO의 장수전문가들이 권장하는 하루 고기 섭취량은 약 80g 내외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족의 장수비결은 하루 200g의 육류 섭취와 껍질째 먹는 과일이다. 그들이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민족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식생활 때문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특별히 고기의 섭취를 줄이지 않지만 고기를 섭취하는 방식이 특이한데, 집에서 사육한 신선한 양고기를 오랫동안 삶아서 지방을 제거한 후 먹는다는 것이다. 즉, 고기를 통해 풍부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반드시 채소와 과일을 함께 먹어서 비타민, 미네랄 등을 보충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과일은 특별한 간식이 아니라 고기와 같이 먹는 음식으로서 껍질째 먹는다. 껍질째 먹기가 거북한 것은 말려서 먹는다고 한다.

삶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오키나와 사람들의 장수비결
오키나와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2.5배나 많이 먹는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 중국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여겨지는데, 삶아서 먹는다. 돼지고기를 껍질째 무·다시마 등과 함께 삶아서 기름을 쏙 뺀 뒤 냉장고에 넣어 하얀 고체 기름이 생기면 그것을 제거한 후 먹는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돼지고기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줄어들어 매일 돼지고기를 먹으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닭고기도 먹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육류 섭취량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이 하루 평균 40g 정도인데 비하여 콩·채소·과일·해조류의 소비량은 400g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장수촌인 제주도에서도 삶은 돼지고기를 일주일에 3회 이상 먹는 분들이 많다.

음식의 균형이 중요하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너무 한쪽으로 치우칠 것이 아니라 몸 상태에 따라 곡식, 채소, 과일, 육류, 생선 등의 균형 잡힌 식사가 좋다. 아울러 체질에 맞는 고기를 적당히 먹는다면 보약을 먹는 것이나 진배없다. 고대 한의서에는 노인일수록 육식 섭취를 많이 하라고 했다. 한편, 채소는 차가운 성질이 대부분이므로 만약 비위장이 냉하거나 대변이 묽고 설사를 잘 하는 사람이 먹을 경우 소화불량과 설사가 생기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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