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한국불교계는 재가불교의 샛별을 잃었다. 바로 김재일 법사의 타계였다. 김재일 법사는 한국재가 신행운동의 선구자였다. 1949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20대 청년시절 조계사 서울불교청년회에서 활동하던 그는 1982년 마침내 불자들을 위한 혁명적 교육에 앞장섰다.
동산불교대학은 교리강좌부터 불교미술, 한문, 다도, 무용 등 종합적인 불교센터로 발전했다. 이는 한 재가불자의 원력에 의한 것만은 아니지만 그 씨앗이 됐음은 분명하다.
혹자는 현재 한국불교의 위기는 승가의 위기뿐만 아니라 재가불자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모두가 승단을 바라보기만 할 뿐, 故김재일 법사와 같이 재가법사로서 불자교육과 신행의 돌파구를 만드는 이가 손꼽을 정도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의 타계 10년을 맞아 재가불교의 새로운 바람이 일기 원하는 까닭은 바로 현재 불교의 위기가 더욱 피부에 와닿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다양한 사업들이 아직은 크게 펼쳐지지 못했지만 문화포교, 생활포교, 교육 등 불교 전반에 걸친 발자취는 우리 곁에 아직 짙은 향취를 풍기고 있다.
그는 평소 “자신을 수행하고 남에게 향기로운 일을 하며 늘 자연을 지혜롭게 대하자. 이것이 붓다가 전하는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우리들에게 그의 10주기가 남기는 메시지도 이것이다. 작금의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수행하고, 남에게 향기로운 일을 하고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 젊은 시절 가진 원력을 평생에 걸쳐 실천한 故김재일 법사. 그와 같은 대원력을 가진 재가불자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