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에 예멘인이 대거 입국, 이 중 549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난민 수용’과 ‘수용 반대’의 입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에 본지는 불교계 전문가들에게 우리나라 난민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국제난민협약 준수해야

진오 스님(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민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는 제네바 난민국제협약을 준수해야 하는 회원국이다. UN이 지정한 국제협약을 우리 마음대로 어길 순 없는 일이다.

이뿐만 아니라 불교적으로 보더라도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 부처님께서도 사람은 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셨다. 결국 국제적인 조약에 의해서건 또는 종교적 측면에서건 우리는 난민들을 배제할 명분이 없다.

물론 사회 일각에서는 난민들의 종교를 이유로 폭력적이라거나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이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한 방어벽의 논리일 뿐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한국을 찾아온 그들을 예비범법자로 이해하는 것은 몰지각한 행위이자 섣부른 예단이다. 제도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민족의 인성으로 치부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다만 정말 문제를 발생시킬 만한 인물이 있다면 국가 규정을 통해 제외시켜야 한다.

지금의 제주도 난민 문제는 사실상 우리 스스로 초래했다. 관광을 명목으로 무비자로 사람들을 받아들인 업보이기도 하다. 그들의 행위가 불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갈 때도 비슷한 행위를 했다. 그것을 막은 미국을 우리는 비판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난민이었다”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


난민은 얼핏 생각하면 한국서 낯선 얘기인 것 같지만 사실 아니다. 한국 난민 신청자가 생각보다 많다.

일반적인 상식 차원서 난민 그 자체는 돕고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인도적·윤리적 차원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한국은 일제강점기 시절을 겪었기에 난민과 관련이 있다. 일제 침략 시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 하와이, 카자흐스탄 등 자타의에 의해 온갖 나라들로 건너갔다. 전쟁이라는 위협과 목숨 보존의 문제, 여성의 경우 신체적 안위의 문제, 굶주림 문제로 인해 타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 이들은 마땅히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맞다.

최근 제주 예멘 난민을 두고 이웃종교계(개신교)가 스스럼없이 “무슬림은 폭력적이다” 등 혐오적 표현을 남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무슬림 난민은 여성들을 강간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유포하고 있다. 난민은 난민으로 봐야 된다. 예멘 난민에 대한 혐오발언은 삼가고, 허위 루머들은 경계해야만 한다.

한편으로 국민과 제주도민이 걱정하는 위장취업 문제, 무차별적 난민 수용 등의 문제도 있다. 부작용들은 제도적 보완의 문제이지, 난민을 내쫓는 것과는 무관한 일이다. 우리 불자들도 이번 기회에 난민의 아픔에 대해 부처님 가르침 아래 돌아보아야 한다. 난민 문제가 무엇인지, 자비심을 가지고 바라보길 바란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