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진 스님

부처님께서 가정법회에 주신 가장 큰 선물(?)이었다. 가까운 도반들이 모여 경전을 공부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고자 노력했다. 가정법회는 한 달에 한 번 20여 년을 한 차례도 거른 적 없이 얼마 전까지도 이어졌다. 법회 횟수로 말하자면 1년에 12번씩, 20년만 했다 해도 240회 이상 가정집에서 법회를 본 셈이다. 각자 전생의 연(緣)이 있어 귀한 불법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이 공부 모임에서 조그마한 심부름이라도 한다는 사실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반드시 해야만 하고 세상 어떤 일보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무주보살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우리 삶 어디든 고수들이 있다)’라 하던가. 절과 절을 잇는 산길을 걷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주고받는 짧은 문답이 ‘줄탁동시(啄同時)’가 되어 한 수 듣고 배우는 것도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그 때, 노보살님은 나에게 앞으로는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쓰는 글은 울림이 있고 날개가 있을 것이라며 많이많이 날려 보내라고 덕담을 하셨다.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가듯이, 그 말씀 한마디 또 하나의 씨가 되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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