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인스님 교육제도 개편 '부활 신호탄'

경전을 암송하는 사미 스님들. 사진출처=글로벌 부디스트 도어

공산주의의 탄압 하에 철저히 파괴됐던 몽골불교가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부디스트 도어’는 6월 5일 새로운 법등을 밝히기 시작한 몽골불교의 시도를 집중보도했다.

몽골 북부의 초원에 위치한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은 현재 몽골불교의 부활을 상징하는 사원이다. 절은 몽골 3대 사찰 중 한 곳인 이 절은 18세기 청나라 황제였던 옹정제의 보시로 지어졌다. 하지만 전각은 전성기의 절반을 조금 넘는 28개소만이 남았다. 3,000명에 달하던 스님들은 현재 겨우 40명만이 남았고, 주지스님의 나이는 겨우 35세이다. 그러나 사원은 남아있는 경전들을 보존하여 교육체계를 새롭게 세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10살 남짓한 사미들을 가르치는 롭상 따양 스님은 4년간의 기본 교육만을 마친 상태다. 스님이 출가할 당시 전통 강원 제도가 완전히 부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롭상 스님은 “나 스스로도 충분히 지식을 갖추지 못했는데 사미승들을 가르친다는 게 부끄럽다”며 멋쩍게 웃었다.

아침예불을 위해 모이는 학인스님들. 사진출처=reuters.com

학인 스님들은 모두 오전에 불경을 외운다. 티베트 불교 문화권인 몽골에서는 중요한 논서와 기도문은 모두 암송하는 것이 기본이다. 어린 사미 스님들은 오후에 문학과 수학 같은 일반 과목을 배운다. 다른 학인들은 논리적인 문답을 통한 교학적인 체계를 배운다. 일반과목의 교육을 제외하곤 전통 강원의 교육체계를 최대한 따르고 있다.

롭상 스님은 “요즘엔 청정히 계를 지키는 스님을 매우 보기 힘들다”며 흐트러진 계율에 대해 염려를 드러냈다. 현재 몽골불교의 어려움은 출가자들의 청정지계와 젊은 출가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1924년 소련의 위성국가로 세워진 몽골인민공화국은 수립과 함께 몽골의 전통신앙이었던 불교와 샤머니즘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193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1,250개소 이상의 사찰들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폐쇄됐다. 사찰에 있던 예술품들은 소각되거나 외국으로 팔려나갔다. 반혁명분자로 몰려 처형된 몽골인들 가운데 스님들만 18,000명이 넘는다. 그 결과 10만 명에 달했던 스님들은 공산정권의 붕괴 직전이었던 1990년에 단 110명 뿐 이었다. 

하지만 몽골불교의 뿌리는 천천히 힘을 키우고 있다.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승원의 기강과 교육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 되고 있다. 몇몇 사원들은 단 2주의 방학 외엔 학인들이 산문을 나가지 못한다. 절에 정주하면서 스스로가 출가자라는 자각을 가지게 하기 위함이다.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의 경우 25세가 넘은 스님들에게만 스마트 폰과 같은 개인 전자기기를 허락하고, 사원내의 모든 인터넷 회로를 제한했다. 역시 좀 더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또 전통강원이 남아 있는 나라로 유학을 떠나는 스님들도 늘고 있다. 인도나 네팔, 티벳으로 유학을 떠난 스님들이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면 몽골현지에서 본격적인 교육체계의 복원과 부흥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차원에서도 불교의 부흥을 지원하고 있다. 주거밀집 지역과 떨어진 사찰들에 편의시설을 짓거나 사찰의 복원들에 예산을 내고 있다. 유학을 떠난 스님들에게 장학금을 지금하기도 한다.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의 부주지 롭상랍땐 스님은 “숲을 베어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것은 오래 시간이 걸린다”며 어린 학인들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일에 조급해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2010년의 몽골정부의 인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3퍼센트가 스스로를 불교도라고 밝힌 반면 38.6퍼센트는 종교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 여전히 공산정권 시절의 여파가 남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몽골의 젊은이들에 대한 재포교와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시 한 번 몽골의 정신문화에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려는 몽골불교의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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