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세시풍속으로 여는 축원...“불자들 감사”

통도사가 매년 단오절을 맞아 단오용왕재를 봉행하고 소금을 나눠주고 있다. 소금은 액운을 상징하는 화재를 예방하고 불보살의 가피를 상징한다.

음력 55일 단오는 우리나라 명절로 모내기를 끝내고 풍요를 기원하는 세시풍속이다. 일 년 가운데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불교계에서는 소금단지를 땅에 묻거나 전각에 올려두고 화재 방지를 기원했다. 현재 불교계에서는 단오의 의미를 계승 발전해 안녕을 기원하고 나라의 번영과 호국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다.

통도사, 단오 용왕재 개최
재난 막는 호국 기원으로
전통 의미 되살리는 행사
불교무형문화유산으로 주목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영배)는 단오절을 맞아 618일 경내 금강계단 앞 구룡지 옆에서 단오용왕재를 봉행했다. 통도사는 매년 단오절 마다 구룡지 옆에서 용왕단을 설단하고 소금단지를 도량 전각 기둥 모서리에 올린다. 아울러 참여 불자들에게 소금을 나눠주고 일 년 동안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올해 통도사는 2만개의 소금봉투를 마련해 불자들에게 나눠 큰 호응을 받았다. 통도사가 나눈 소금 봉투에는 대광명전 평방에 새겨진 문구, 오가유일객(吾家有一客) 정시해중인(定時海中人) 구탄천창수(口呑天漲水) 능살화정신(能殺火情神)이 새겨져 있다. 뜻은 우리 집에 한 분 손님이 계시니, 바로 바다 속에 사는 사람이다. 입에는 하늘에 넘치는 물을 머금어, 불의 정신을 소멸할 수 있네라는 의미이다.

문구가 새겨져 있는 통도사 대광명전은 보물 제1827호로 1725(영조 원년)에 축환대사가 중수했다. 이후 17561021일 화재가 발생, 회진(灰塵)됐고 1758년에 중건 됐다. 그 이후 화재 없이 보존되고 있다.

소금단지를 통도사 전각에 올려두는 모습

여기서 불은 화재 및 사고 등 액운을 의미하며 소금은 용왕이 사는 바다를 상징해 액운을 막는 불보살의 가피를 상징한다. 통도사 단오 용왕재는 오랜 기간을 거쳐 불자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주지 영배 스님은 용왕님은 불보살의 화신으로 가피를 상징한다. 방장 성파 스님께서는 벼락이 쳐도 소금물인 바다에는 벼락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셨다이처럼 불의 정신을 소멸하는 마음으로 정성으로 기도하고 가정에 행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도사 단오용왕재 모습. 통도사는 단오절을 맞아 6월 18일 경내 금강계단 앞 구룡지에서 용왕단을 설단하고 용왕재를 봉행했다.

 

단오절을 맞아 지역민을 격려하고 호국을 기원하는 행사도 열렸다.

부산 동래 전등사(주지 도문)618일 단오절을 맞아 전통 문화 계승을 위한 단오절 행사와 동래읍성 충절용사 추모제를 봉행했다.

전등사 주지 도문 스님이 단오비음을 진행하며 액운이 사라지길 축원하고 있다.

전등사는 단오절 마다 지역민을 초청해 널뛰기, 그네뛰기, 단오부채 나누기, 단오 비음 등 전통 놀이 및 의식을 진행해 행복을 기원했다. 아울러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에서 순국한 호국영령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재도 봉행했다. 동래 전등사는 동래 읍성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충렬사를 동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래읍성 충절용사 추모재 모습

주지 도문 스님은 단오절을 맞아 지역민의 행복을 기원할 뿐 아니라 전등사가 위치한 동래 읍성의 호국 역사를 돌아보고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지키고 역사를 돌아보는 도량으로 더욱 발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인사 호국단오제 모습

법보종찰 해인사도 단오절 마다 소금 단지를 묻는 단오재를 봉행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호국을 기원하는 의미를 더해 의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해인사(주지 향적)618일 매화산 남산제일봉에서 소금을 묻는 의식, 호국 단오재를 봉행했다. 매화산 남산제일봉 화강암 바위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형상으로 양기를 상징한다. 해인사는 매년 재해 방지를 기원하고 액운을 막는 의미로 소금단지를 묻고 있다.

이날 해인사는 지역소방대, 가야산 국립공원, 해인청년회 등 300여 명이 모여 지역사회발전과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단오체육대회도 개최했다.

해인사는 매년 남산제일봉 화강암 바위 사이에 소금단지를 묻고 화재가 없기를 기원하고 있다.

한편, 조계종 종단에서는 지난 해 828일에 다비·가사·사찰 단오 행사 등 보존 가치가 높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불교 무형문화유산 보존에 앞장 설 것이라 밝힌바 있다. 사찰 및 단체가 보유한 불교 무형문화유산은 불교를 넘어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중요 의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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