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쇼다이지서 1,300년 전, 중국 스님들께 공양한 가사 복원

가사 깃에 수놓인 사언절구. 사진출처=니혼케이자이 신문

일본서 중국스님들에게 공양 올렸던 가사(袈裟)1,300년 만에 복원됐다. 이 불사는 일본 나라(奈良)의 세계문화유산인 토쇼다이지(唐招提寺)에서 진행됐다.

니혼케이자이 신문66일 가사공양으로 맺어진 중국의 스님 감진화상(?和尙)과 토쇼다이지의 이야기를 특별 보도했다. 토쇼다이지는 759년 감진화상이 당에서 건너와 창건한 고찰로, 오래 전부터 중국과 인연 맺은 율종(律宗)의 본산이다.

지난 가을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된 가사는 가로 2m, 세로 110cm의 괴색으로 일본산 마() 생지로 조성됐다. 복원을 위해 토다이지(東大寺) 쇼소인(正倉院)에 보관중인 나라시대의 7조 가사를 참조했다.

가사의 깃에는 山川異域 風月同天 寄諸子 共結來緣라는 사언절구의 시가 수 놓여있다. 이는 산천은 다른 땅이지만, 바람이 불고 달이 뜨는 하늘은 같다. 이 가사를 여러 불제자들께 올리니, 오는 인연을 함께 맺기를이라는 의미다. 토쇼다이지 측에서는 이 사언절구에 감명을 받은 감진화상이 당에서 일본으로 건너오게 됐다고 전했다.

고대 일본은 불교를 받아들였지만 스님들에게 계를 줄 수 있는 계사와 계맥이 없었다. 또한 일본 스님들은 중국으로 유학을 가도 정식 승려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를 악용해 출가자를 사칭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일본 조정은 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당에서 율사를 모셔오기로 했다.

이때 당시 일왕의 손자이었던 나가야노 오키미(長屋王)의 발원으로 717년에 1천개의 가사를 조성해 당의 스님들께 공양했다. 그때의 가사 깃에 바로 위의 시가 수 놓였다. 1천개의 가사 중에 하나를 받게 된 감진화상이 이 시를 보고 일본과 불법이 인연이 있음을 알고 일본행을 결심했다고 감진화상의 전기에 전한다.

감진화상은 743년부터 6차례의 시도 끝에 일본에 도착할 수 있었다. 5회째 시도에는 병이 들어 실명한 상태였음에도, 오직 일본에 계를 전하겠단 사명감으로 일본행을 추진했다.

일본고대사 전문가인 토노 하루유기(東野治之) 나라대 명예교수는 천태종의 조사였던 혜사(慧思)스님의 환생이 일본의 쇼토쿠 태자(聖德太子)라는 전설이 당시 당에도 전해져 있었다. 감진이 혜사의 학통을 잇고 있단 점에서, 가사의 시와 함께 일본에 불교를 전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토쇼다이지는 이렇게 복원된 가사 중 200개를 중국스님들에게 공양 올린다. 지난해 9월에는 니시야마 묘겐(西山明彦)장로가 20개의 가사를 감진화상이 주석했던 양저우의 따밍쓰(大明寺)의 대중스님들에게 공양 올렸다.

묘겐 장로는 감진화상께서 전해주신 계율로 일본불교가 큰 은혜를 입었다. 이번 가사공양은 보은의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다시 20개의 가사가 전달될 예정이며, 20213월까지 120개의 가사가 따밍쓰에 공양된다.

40개의 가사는 시안의 율종사찰인 징예쓰(業寺), 남은 가사들은 감진화상과 율종에 인연이 있는 사찰이나 단체에 공양될 예정이다.

묘겐장로는 불교의 가르침은 국경을 초월한 것이다. 이번 교류가 양국 간의 상호이해와 우호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가사를 공양하는 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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