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내원암, 6월 10일 진신사리 이운법회 봉행

반세기만에 울산 대운사 내원암 부처님 진신사리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6월 10일 봉행된 이운법회서 사부대중이 진신사리를 이운하는 모습.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 장엄

도굴범 훼손, 박물관서 찾아

친견 후 사리탑 조성 계획

부처님 삶이 곧 진신사리

 

도굴범에 의해 훼손당하고 전국을 헤맸던 부처님 진신사리가 원래 자리인 울산 대운산 내원암으로 돌아왔다.

울산 대운산 내원암(주지 진응)610일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법회를 내원암 일대 및 경내에서 봉행했다.

먼저 이운행렬은 내원암 계곡 마당바위에서 석가모니불 정근에 발맞춰 출발했다. 진신사리 앞에서 대중은 꽃을 뿌리고 향과 만장을 들고서 진신사리 이운을 장엄했다. 이운행렬이 내원암 앞에 있는 500년 된 팽나무 옆 마당에 도착하자, 불자들은 육법공양으로 찬탄하고 스님들의 헌공이 이어졌다. 헌공식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위로하는 김유경 명창의 판소리 공연도 열렸다.

주지 진응 스님은 진신사리는 도굴범들에게 훼손돼 이러 저리 떠돌다 차디찬 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온전한 몸도 아닌 쪼개진 채로 보관돼 왔다오늘 이렇게 환지본처 한 목마른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가슴 아픈 역사를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곧이어 대웅전으로 옮겨진 진신사리를 부처님 전에 올리고 이운에 대한 참의미를 찾는 법회가 봉행됐다.

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은 법문을 통해 모든 이를 평등하게 대하고 중생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여기며 계를 지킨 부처님의 삶이 곧 사리라며 부처님의 삶이자 정신의 결정체를 이렇게 진신사리로 만나게 됐으니 더욱 기쁜 일이라고 설법했다.

주지 진응 스님이 진신사리를 유리함에 봉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음전에 조성된 유리함에 사리가 안치되자 대중은 사리 친견을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대중은 장미꽃 한 송이씩을 진신사리 앞에 헌공하고 합장하며 유리관 앞에 서서 진신사리를 바라보고 기뻐했다.

진신사리를 친견하며 환희심으로 물든 불자들은 법회 전부터 내원암을 찾아 숙식을 해결하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유숙희(인천 동탄·58) 불자는 사리 이운 소식을 미리 듣고 3일 전에 이곳 멀리 내원암에 내려왔다설레는 마음으로 법회에 참석했고, 내원암 도량도 정말 아름다워서 감탄했다. 특히 이번 사리 이운은 불교의 경사라고 말했다.

노재범(경남 거제·54) 불자는 어제 먼저 내려와 수행에도 동참하고 봉사도 하며 기다렸다. 부처님 사리가 돌아오는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대단한 영광이라며 내원암 신도는 아니지만 미리 내려와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고 기뻐했다.

내원암 진신사리는 내원사 본사였던 대원사 옛터 석탑에서 1950년대 도굴된 것으로 추정된다. 1963년 경주국립박물관이 구입해 소장하다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한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을 통해 55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

주지 진응 스님은 도굴꾼이 훼손하는 등 슬픈 사연이 많은 진신사리이지만 제자리로 모셔올 수 있어 다행이다. 오늘 법회를 통해 불자들의 신심을 북돋고 바른 불자로 성장하도록 돕는데 이운법회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여러 전문가들과 통도사 어른스님들의 뜻을 물어 바른 자리에 사리탑을 조성하고 사리를 모실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운법회에는 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 울산사암연합회 남현 스님, 통도사 도감 도문 스님, 통도사 율원장 덕문 스님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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