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법인-성주괴공, 그림=조향숙

 

‘십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權不十年 花無十日紅)는 권력 무상을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요즘 불자들은 전직 대통령들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뉴스를 보고 들으면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길 것입니다.

내 몸이 내 것입니까?
‘무상 고 무아’ 바로보면
집착 떨어져 열반적정에

그렇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권력과 부귀영화도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따라 사라집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상하고 무상한 것은 괴로움이고 괴로운 것은 무아이다’라고 일러주셨습니다.

*모든 것은 덧 없다(諸行無常)
모든 것은 괴로움이다(一切皆苦)
모든 것은 실체가 없다(諸法無我)

이 게송은 불교의 세 가지 근본교의로 삼법인(三法印)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나타낸 불변의 진리 삼법인은 법의 특성으로 불교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잣대입니다. 괴로움을 바르게 보고 청정에 이르는 삼법인의 가르침은 연기법, 사성제와 일치합니다.

*제행무상: 일체 함이 있는 세간의 움직이는 모든 모습이 제행입니다. 유위(有爲)와 같은 뜻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순간순간 끊임없이 생멸변화합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행은 덧없는 것, 제행무상입니다.

마음은 생주이멸(生住異滅)하고

육신은 생로병사(生老病死)하고

우주는 성주괴공(成住壞空)합니다.

〈금강경〉에서는 일체유위법을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범부 중생은 항구불변을 바랍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재산과 명예와 권력 그리고 바라는 모든 것에 집착합니다.

제행무상은 중생의 이러한 착각을 일깨워 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지혜의 눈으로 제행이 무상함을 바르게 보는(正見) 공부를 합시다.

*일체개고: 제행이 무상한데 유상으로 착각하면 삶이 힘들고 괴롭습니다. 사성제의 고제(苦諦)에서 팔고(八苦)를 살펴 보았듯이 자기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갈애가 생기고 집착이 일어나 괴롭습니다. 이 이치를 바르게 보고 알면 집착과 탐욕을 내려놓게 됩니다.

*제법무아: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긴 존재이므로 나라고 할 실체가 없습니다. 나 또는 내것이라고 집착하는 자아(自我)는 조건에 의해 일시적으로 생겨난 무상한 오온(色受想行識)에 매달리는 현상입니다.

내 몸이 내 것이면 늙고 죽음을 왜 내 뜻대로 못할까요. 모든 존재는 생멸하는 연기(緣起)만 있을 뿐 고정된 실체가 없으므로 제법무아입니다.

*열반적정: 무상-고-무아의 이치를 깨달아 탐진치 삼독이 소멸되면 열반적정(涅槃寂靜)에 이릅니다. 삼법인에 더해 사법인이라 하거나 일체개고를 빼고 삼법인이라고도 합니다.

최근 타계한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무상과 무아를 바르게 알고 실천한 기업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도덕적 기업 경영과 소박하게 떠난 마지막 길에서 그의 본지풍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불자 여러분 무상과 무아를 잘 공부하여 완전한 행복에 이릅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