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흔’ 어루만진 관음보살 손길
‘전쟁의 상흔’ 어루만진 관음보살 손길
  • 하성미 기자
  • 승인 2018.06.0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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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홍법사, 호국영령 기리는 행사 펼쳐
호국보훈의 달, 전국서 불교의식 잇달아
부산 홍법사가 6월 6일 개최한 ‘제28회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에서 전몰장병들의 고혼을 달래는 바라춤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부산 홍법사가 6월 6일 개최한 ‘제28회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에서 전몰장병들의 고혼을 달래는 바라춤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부산 홍법사 잔디마당 그늘 아래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더운 날씨에 땀을 훔치며 도화지에 그린 그림에는 무궁화와 태극기 그리고 군인 등 호국을 상징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홍법사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자 마련한 자리에는 3000여 명의 시민과 불자들이 함께했다.

홍법바라밀재 28회째 열려

3천 대중 순국선열 뜻 기려

아이들도 글·그림으로 추모

가족단위 참여도 두드러져

현충일의 의미 되새긴 하루

홍법사(주지 심산)66일 홍법사 경내에서 28회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를 봉행하고 전국 청소년 호국 문화예술제인 8회 호국의 숨결 대회를 개최했다.

홍법사는 매년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를 봉행하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며 창건주 하도명화 보살의 유훈을 잇고 있다. 아울러 한국전쟁에 참여해 목숨을 잃은 전 세계 참전용사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매년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초대하고 있다. 올해는 세계 2차 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여한 싱글러브 장군의 딸 데브라 씨가 방문했다.

홍법사 허공마지바라밀재에 참여한 싱글러브 장군의 딸 데브라
홍법사 허공마지바라밀재에 참여한 싱글러브 장군의 딸 데브라

싱글러브 장군은 1977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그 이유로 본국에 소환돼 강제 퇴역 당했으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6.25전쟁 때 가장 치열했던 김화지구 전투, 강원도 철의 삼각지대일대에서 벌어진 미군과 중공군 간의 전투에서 대대장으로 활약했다.

데브라 씨는 이번 달에 아버지가 97세를 맞는다.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방문하게 됐다대단한 영광이다. 한국의 자유와 평화에 헌신한 아버지의 뜻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는 육법공양으로 시작해 삼귀의례와 반야심경 독송 후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묵념으로 진행됐다.

주지 심산 스님은 “2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허공마지 홍법바라밀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 창건주 하도명화 보살의 유지를 깊이 새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세월이 흘러가면서 전쟁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지고 현충일에 대한 의미를 잊어버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사회적 분위기는 변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더 나라사랑에 대한 마음을 스스로 토해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평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한껏 뽐내는 모습.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평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한껏 뽐내는 모습.

아이들도 함께 새긴 평화

바라밀재에 이어 8회 호국의 숨결대회가 시작됐다. 사단법인 한나래문화재단(이사장 심산)이 주최하는 호국의 숨결대회는 안보사상을 고취해 청소년에게 호국보훈과 나라사랑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열린다. 호국을 주제로 매년 그리기와 글짓기, 서예로 기량을 뽐내는 자리로 유치부, ··고 일반부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가 매년 늘어 부산지역 호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주어진 시제는 평화로운 금수강산 행복한 우리 미래 우리는 하나였다. 참가한 아이들은 일제히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작품활동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 위에 무궁화를 그리고, 태극기 바로 옆에 북한 깃발을 그려 넣으며 평화라는 글자를 반듯하게 적었다.

한 아이는 한반도 아래에 무덤과 울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이분들은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분들의 가족이라 슬퍼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한 뒤 슬픔을 위로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고 싶어 그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행사를 통해 현충일의 의미와 평화 통일에 대한 과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최윤지(부흥중1) 학생은 한반도 남북 사이에 테이프를 그려 놓았다. 무엇이든 테이프로 붙이듯 쉽게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길 바라며 그린 통일 기원 그림이라며 현충일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민준(구서초4) 학생은 남과 북이 함께 키우는 평화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우리나라 전쟁 때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참석한 부모들은 현충일 의미를 되새기면서 가족모임도 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했다.

서경희(구서동·38) 씨는 행사가 있어 오늘 아침에 미리 현충일 기념행사를 가족들과 TV로 봤다. 덕분에 순국선열들의 노력에 대해 아이들과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아이들과 현충일 의미도 기리면서 가족모임도 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국의 숨결대회 시상식은 오는 630일 오후 2시 부산 용호동에 위치한 해군작전사령부 대강당에서 열린다.

홍법바라밀재에서 사부대중이 선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홍법바라밀재에서 사부대중이 선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전국 각지서 호국물결 일렁

한편 홍법사뿐만 아니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호국영령들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행사가 펼쳐진다.

대전불교발전위원회(회장 일륜)와 사단법인 충우회 호국영웅추모사업단(회장 양길모)622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관서 대한민국 호국영령 영산대법회를 거행한다. 충우회는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호국영웅들을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단체로 불교계와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호국불교조계종(종정 혜륜)24일 오전 11시 총본산 칠곡 법전사에서 순국선열 호국전몰군경 월남참전용사 합동위령제를 봉행한다.

재단법인 한마음선원(재단이사장 혜수)25일 안양본원 5층 대법당에서 6.25사변 합동천도재를 봉행한다. 한마음선원은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참전 장병과 민간인 영가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6일에는 현충일 합동천도재를 통해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충절을 추모하기도 했다.

광주 최초 비구니도량 신광사(주지 동현)73일 대웅전에서 17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위한 추모천도재를 봉행한다. 신광사 회주 경주 스님은 지난해 광주지방보훈청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부산종교인평화회의(상임회장 목종)22일 오전 11시 부산 UN기념공원에서 ‘UN군 전몰장병 및 호국영령을 위한 합동위령제를 봉행한다.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등 각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해 UN군 전몰용사들의 희생을 되새기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자리로 진행된다.

 

※호국보훈의 달 불교계 행사

6.22 호국영령 영산대법회(대전 현충원)

호국영령 합동위령제(부산 UN공원)

6.24 전몰군경 합동위령제(칠곡 법전사)

6.25 6.25사변 합동천도재(안양 한마음선원)

7. 3 호국영령 추모천도재(광주 신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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