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회복재단, 소재 확인… “환수 추진 계획”

일제강점기 당시 충남 부여 규암면에서 발견된 이후 일본으로 반출돼 소재를 찾을 수 없었던 금동관음보살입상이 100년만에 확인됐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은 “부여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의 소재를 최근 일본에서 확인했다”고 6월 4일 밝혔다.

1922년 이치다 구입 이후 반출
7세기 조성 추정… 美感 완벽해 
“백제 미술 대표할 국보급 성보”


문화유산회복재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은 26.5cm로 인자한 미소를 띤 표정, 어깨·허리 등을 살짝 비튼 자세, 천의를 두르고 구슬장식(영락)을 걸친 모습 등이 완벽한 조화와 미감을 보여준다.

보살상을 실견한 학자들은 7세기 백제를 대표할 만한 중요한 문화재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보살상을 친견했던 최응천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는 “이번에 일본에서 공개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출토지가 확인되는 완전한 형태의 백제 보살상이다. 또한 크기도 대형이며, 조형미도 매우 뛰어나다”며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보존상태도 매우 좋다”고 밝혔다.

정은우 동아대 석당박물관장은 “이전까지는 보살상 관련해 흑백사진 한 장만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미술 개설서 등 전문서적에서는 백제기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언급하고 있다”면서 “자연스러운 자세와 부드러운 천의, 완벽한 제작 기법 등에서 백제 시대 불교 미술의 우수한 조형성과 우아함을 대변하는 보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일본에서 공개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1907년 부여 규암면에서 출토됐다. 당시 땅을 파가다 쇠솥이 발견됐는데 그 안에서 보살상 2구가 나왔고, 이는 일제 헌병들에게 압수됐다. 이후 21.1cm 크기의 금동보살상은 1939년경 한 일본인의 손에 들어갔고, 1950년 서울국립박물관에 귀속돼 현재는 국보 제293호로 지정됐다.

다른 26.5cm 크기의 한 구는 경매에 의해 일본인 니와세 히로아키에게 입찰됐으며, 니와세는 1922년 대구에서 의사로 활동하며 한국 문화재들은 수집하던 이치다 지로에게 팔았다. 해방 이후 이치다는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도일(渡日)하며 보살상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치다는 생전 자손들에게 “자신이 모은 모든 유물은 출품과 매매가 가능하지만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만은 절대 안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치다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공개를 꺼렸던 관음상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인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환수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은우 교수는 “현재 세월과 보관 환경에 의한 부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되도록 빠르게 환수해 보존처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응천 교수는 “소유자가 고민 끝에 보살상을 공개했다. 지금이 환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불교계도 보살상의 환지본처 불사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현재는 개인소장품인 만큼 환수를 위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면서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출토지인 충남도와 부여군과도 협력해 환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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