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金剛經은 불교서적 중에서 영원한 베스트셀러다. 삼국시대에 전래되어 고려중기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초심자들이 공부하는 경전으로 독송을 권한 이래로 조계종의 소의경전이 된 지금까지 모든 스님들과 신자들의 사랑을 받는 경전이다.

Vajra-cchedika-prajna-paramita -Sutra(바즈라 체디까 쁘라즈나 파라미타 수트라)는 구마라즙, 보리유지, 진제에 의해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한글대장경 제 243pp113~167, 현장과 의정에 의해 번역된 능단금강반야바라밀경은 제 206pp450~488에 실려 있다. ‘금강은 다이아몬드, ‘반야는 지혜, ‘바라밀은 모든 일들을 다 완성하는, ‘은 가르침이니, 다이아몬드와 같이 견고하고 날카롭고 빛나는 지혜로써 모든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뜻이다.

이 경의 가장 큰 뜻은 파이집 현삼공(破二執 現三空)이다. 나에게 집착하는 아집과 나 외의 모든 것에 집착하는 법집,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집착들을 깡그리 부수어 버리고 나면 그 즉시 나도, 법도, 이 모든 것들도 고정된 실체가 없음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은 없음이 아니다. 사물()이 존재하는 모습, 물질의 최소단위인 쿼크와 힉스가 물질을 이룰 때와 이루지 않을 때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조화와 공존을 알게 된다. 분명히 없으면서 에너지가 충만하여 즉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진여의 입장에서 본다면 부수고 말고 할 것 없이 이미 청정한 그 자체로 구족해 있다는 것이다. 집착하지 않는 삶이 주는 가장 아름답고 자유로운 인생이 펼쳐지는 것, 바로 금강경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금강경은 수보리라는 부처님의 제자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들, 즉 나는 누구이며, 내 삶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며, 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이 담겨져 있다.

수보리는 부처님의 십대제자로 기원정사를 세운 급고독(수잣타)장자의 조카다. 이 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수보리의 출가를 살펴봐야 한다. 수보리는 자신의 큰 아버지인 급고독장자가 사업으로 코살라국에서 제일가는 재벌이 되었지만 가족과 타인에게 재물에 관한 한 아주 엄격한 잣대를 지니고 있어서 어린나이이지만 반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분이 마가다국의 여동생 집에 다니러 갔다가 죽림정사에서 부처님께 법문을 듣고 돌아오더니 안 팔겠다는 기타태자의 동산을 금으로 깔아가며 사더니 기원정사를 만들어 부처님께 기증하여 코살라국의 국민들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게 하기 위함이란 것을 들으며 코웃음을 쳤다.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성자처럼 행동하는 것이 또 다른 사업수완이 발동한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수보리는 천재였다. 천재가 자신이 처한 환경이 맘에 들지 않아 불타는 분노가 치솟을 때. 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발광한다고 한다. 까칠한 소년으로 변한 수보리는 방황하는 사춘기아이들과 함께 사고뭉치로 전락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수보리를 위해 부처님과 만나게 하려고 여러 각도로 노력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덧없는 인생이란 것에 또 한 덧없는 부처님을 만나 본들 그 또한 덧없기 때문이라면 돌아서는 아이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 또한 고통이었다. 수보리는 사람에게 답을 얻지 못하자 지나가는 동물에게 고함을 빡빡 질러가며 답을 말해달라고 하니 숲속의 동물들도 도저히 감당 못해 산신에게 SOS를 쳤다. 산신은 수보리를 데리고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로 갔다. 그곳에서 부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는 것이지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존재는 서로 자비로 대하고 은혜를 베풀며 서로 이익이 되도록 도와가며 살아야 한다. 너 혼자 잘난 체 하고 나만 잘 살자고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수보리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고 출가했다. 계속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