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특위 동력 잃어… 회의 소집도 無

조계종 현행 선거법으로 인해 불거지는 폐단을 막고자 수년간 이어져온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 노력이 사실상 블랙아웃(대정전)’ 상태다. 16대 중앙종회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데다 관련 특위 또한 동력을 잃어 회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3146차 회의 끝으로
특위 공식회의 열리지 않아
5월엔 성원미달로 간담회만
공청회·여론수렴도 미지수

조계종 중앙종회 총무원장선출제도개선 특별위원회(위원장 초격)는 지난 51일 회의 성원 미달에 따른 간담회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회의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이전 간담회에는 15명의 위원 중 4명만 참석해 이렇다 할 논의조차 할 수 없었으며, 결국 314일 제6차 회의를 끝으로 현재까지 공식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특위 간사인 일감 스님이 최근 총무원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특위 활동은 한층 더 움츠러들었다. 일감 스님은 제6차 회의서 여론조사를 거친 추선제를 제안하고, 외부 전문위원들을 섭외하는 등 특위 전반에 걸쳐 활동해왔다.

특위 위원장 초격 스님은 본지 전화통화에서 “(위원들과) 서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데 잘 안 맞는다. 첫 회의 때부터 6월 임시회를 원포인트 종회로 생각하고 선출제도 개선을 논의해왔지만 17대 중앙종회 선거를 앞두고 관심도가 많이 옮겨간 것 같다하는 데까지는 맡은 바 계속 노력해보려 한다.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은 당연한 것이기에 이번 종회서 안 된다면 다음 종회서라도 다뤄야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개정 논의는 활발했으나

201411월 제16대 중앙종회 구성 이후 총무원장 선출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제법 활발하게 이어졌다. 종책모임 삼화도량은 주요 종책과제로 총무원장 직선제를 내세웠으며,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사부대중 연대회의20153월 기자회견과 함께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해 8월 법등 스님이 추첨제를 골자로 한 염화미소법을 제안하면서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에 따라 중앙종회가 9월 개원한 203회 임시회서 염화미소법을 다룰 총무원장 선출제도 혁신 특위를 구성했고, 이후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직선제를 희망하는 종도들의 여론이 확인되자 20166206회 임시회서 총무원장 직선 선출제 특위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두 특위에서 상정한 각각의 종헌개정안은 거듭 이월됐다. 결국 중앙종회는 20173208회 임시회서 두 특위를 해체하고, ‘총무원장 선출제도개선 특위를 꾸려 통합적인 관점서 다시 논의를 이어가도록 했다.

신규 특위는 회의를 통해 타종단 및 외국불교계 수장 선출방법 등을 검토하고, 추대와 선출이 혼합된 방식인 추선제도 논의했으나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 위원들과 뜻을 모았던 공청회 개최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와 관련해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총무원장 선출제도 논의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도 꾸준히 풀어 나가야할 화두이기도 하다무엇보다도 종회의원들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지지부진한 특위 활동에 실망감을 드러낸 위원도 있었다. 한 특위 위원스님은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과 분열이 생겨 지혜를 모으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진행되는 게 없다. 그저 안타깝다면서 과연 이 문제가 17대 종회서 해결될 수 있을지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스님은 현재로써는 특별히 회의와 관련해 연락 받은 게 없다선거제도가 보완되지 않으면 그간 겪어온 갈등은 해소되지 않는다. 불자들이 감동할 수 있도록 부처님, 그리고 승가다운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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