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영남서 외국인 근로자 위한 행사 열려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이 6월 3일 구미 마하이주민센터에서 개최한 이주노동자 합동결혼식.

가계 어려운 이들 위한

5쌍 합동결혼식 지원과

한국인 친목 도모 돕는

축구단 창단식까지 열려

#인도네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묵신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아내와 7년째 살고 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는 그이지만 아내만 보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등 한국사회 국제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하지만 불교계는 다문화 포교 활동에서 비교적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의 환경 개선과 행복한 가정을 위한 맞춤식 포교가 펼쳐져 눈길을 끈다.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63일 구미 마하이주민센터에서 이주노동자 부부 5쌍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주최했다. 스리랑카,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 10명의 합동결혼식을 축하하며 신혼여행 교통지원 및 가전제품, 결혼 메이크업 후원 등 불자와 여러 신행단체의 나눔도 이어졌다.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은 지난 2000년 노숙인과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위한 구미 보현의집을 설립했다. 이후 외국인노동자상담지원센터 개소,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부처님오신날 행사, 이주민 한마음체육대회 등을 개최하며 후원 및 보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이주여성보호시설을 운영하며 가정폭력 피해를 당한 이주여성을 보호하고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진오 스님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서로 만나 동거 후 아기가 생겨도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태어난 아기는 결국 보호 받지 못한 채 버려지거나 스리랑카 혹은 미얀마 등 여러 나라로 떠나가는 일이 종종 있다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서로를 아껴주는 삶을 기원하며 결혼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외국인근로자 축구단 창단식에서 축구사랑 회장 하림 스님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서는 외국인 불자 노동자와 한국 불자 및 스님 간의 친목 인연을 이어주는 행사도 열렸다.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회장 유진상)는 같은 날 부산 금정중학교 운동장에서 외국인근로자 축구단 창단식 및 후원금전달식을 개최했다.

한국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스리랑카 및 네팔 등 불교국가에서 온 불자이지만 한국에서는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찰을 방문해도 외국인 불자를 위한 법회는 찾아보기 어렵고, 인적 네트워크도 없어 꾸준한 수행은 생각조차 못한다.

이번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축구단 창단식은 한국 불자와 외국인 불자간의 친목을 도모해 앞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를 돕는 소통창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얀마 외국인 노동자 와이얀표 씨는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차별을 당할 때는 마음이 아팠다축구단 창단을 기회 삼아 좋은 인연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창단식에는 축구사랑 회장 하림 스님, 대한불교청년회 김성권 중앙회장을 비롯해 미얀마 및 네팔 외국인근로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앞으로 축구단은 매월 첫째 주 일요일마다 금정중학교에서 한국인 불자 청년들과 친선경기를 연다.

류상영 외국인근로자 축구단 초대단장은 가족들과 떨어져 몇 년간 일하다보면 외롭고 의지해야 할 곳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늦었지만 불교 인연을 통해 서로 의지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유진상 대불청 부산지구 회장은 이웃종교 활동에 마음 뺏기지 말고 불교국가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을 가족으로 품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갖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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