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이 신라시대 밀교의식인 문두루비법을 복원하겠다고 나섰다. 2016년부터 3년간 진행되는 <한국밀교총람> 발간 사업의 일부로 나당전쟁 당시 당나라 군사를 물리쳤다는 의식 복원에 나선 것이다. 문두루법은 나당전쟁 당시 통일신라의 여러 지역 백성들이 불교의식을 통해 하나로 뭉친 것을 의미한다.

불교계에서는 그동안 수륙재와 영산재 같은 무형유산의 복원 및 문화재 지정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전체 220여 무형문화재 중 불교무형문화재는 57건만이 지정됐을 뿐이다. 유형문화재의 약 40%가 불교문화재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미약한 수준이다.

불교무형문화재는 근대화 과정에서 전승의 맥이 단절됐다. 사찰의 많은 의례와 의식, 풍속들이 사라졌다.

불교무형유산은 사찰 등 유형유산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민족의 정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무형유산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불교무형유산은 1700년 역사 속에 민족의 사상과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진각종의 문두루법 복원 추진은 그런 차원에서 다양한 불교무형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현재 불교계에서는 서울 봉은사의 생전예수재, 천태종의 삼회향놀이, 월정사의 탑돌이 등 무형유산이 많다.

이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려면 이들 무형유산이 지닌 공동체성에 대한 주목과 대중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한국불교의 기반에 들어있는 무형유산에 대한 주목과 함께 의례와 의식 등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일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