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부처님에 관한 전생과 현생,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들은 너무 많은데 정작 부처님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제자들은 어떻게 가르쳤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성도하신 후 45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하신 부처님의 삶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경전이 바로 불본행집경이다.

부처님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율장을 중심으로 수집되다보니 너무나 인간적인 부처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아마도 부처님을 위인전 스타일로 삶에 집중해서 쓸 것인지, 그의 사상을 중심으로 문학적으로 쓸 것인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엄청난 양을 수집하고, 그것을 다시 잘 섞어서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한 편의 대하드라마가 탄생되었다. 이 위대한 편집자는 바로 북인도 출신인 사나굴다(jnanagupta) 스님이다. 27살에 제자 10여 명과 함께 중국에 들어와 3년간 머물다 주나라 무제의 폐불을 피해 본국으로 갔다가 다시 수()나라 때 초청을 받고 들어와 역경불사를 장장 15년간 주도하였다.

불본행집경원전은 아직 발견되진 않았으나 사나굴다는 철저하고 완벽하게 직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원전의 형태를 예상할 수 있다.

불본행집경은 전체 360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생부 5, 금생부 32, 전법기 23권이다. 전생부는 과거부처님으로 시작해 석가모니불까지의 계보와 주로 전생담이다. 보리심을 발하여 도솔천에 올라갔다가 다시 마야부인의 품 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금생부는 현세에 태어나 학습하고, 결혼하며 왕자로 살았던 시기와 출가하여 스승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던 시기와 깨달음을 성취하고 난 뒤에 녹야원에서 초전법륜을 전하던 시기다. 전법기는 부처님의 법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 만났던 수많은 제자들과의 이야기와 그들의 전생과 출가의 인연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어느 날 목련존자가 아침 일찍 탁발을 나가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걸식하기엔 너무 이르구나, 아무래도 이럴 땐 정거천에 가는 게 좋겠다.”

목련존자가 정거천에 들자마자 수많은 정거천인들이 노래 부르며 목련존자를 맞이하러 갔다.

 

백천만겁 동안에 있어서

부지런히 보리도를 구하셨네.

많은 세월 지내오면서

중생들 가운데 큰 보배로세.

세상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분들은

오직 불세존 오직 부처님 세존 뿐이더라.

 

목련존자는 이 노래를 듣자마자 온 몸이 떨리고 털이 다 일어설 정도였다. 그리고 바로 부처님께로 돌아와 여쭈었다.

왜 그들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는 것을 그렇게 힘든 것이라 하는지요.”

이는 부처님과의 인연이 큰 공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근은 심고, 보리심을 구하기 위해 부처님은 수없이 많은 세월동안 많은 여래와 세존의 처소에서 예배하고 공경 공양한 것이다. 그로 인해 부처님이 되시고 지금도 그와 같은 삶을 살고자 찾아오는 이들에게 부처님도 그와 같이 했음을 인지해야 한다. 공경공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가섭존자 일화서도 나온다. 가섭존자는 아주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자라면서 출가하기를 원했다. 부모가 반대하여 할 수 없이 필발라야나와 결혼은 하였지만 출가하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15년간 이들 부부는 서로 접촉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어느 날 필발라야나의 아버지가 별세하자 이들 부부는 바로 출가하였다. 가섭존자는 어느 날 부처님을 거리에서 만났다.

마치 금상의 광체가 빛나듯하여 그 마음에 일체지를 내어 합장하고 크게 기뻐 세존을 뵈었네.’

가섭존자는 석가모니불에게 출가하여 비구 가섭이 되었고, 부인은 엉뚱한 곳에 출가하여 진정한 공부와는 먼 곳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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