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희 스님

길에서 만났기에 걸으며 대화를 나누었지요.(步步談) 만날 때마다 잊지 않고 말씀하십니다. 내 이름 큰 대(大), 기쁠 희(喜)라고. 은사스님께서 크게 한 번 웃으라고 지어 주셨답니다. 어느 순간, 문을 열고 크게 웃으려니 웃음이 지워지며 닫힌 문만 그리움으로 고였답니다. 길(道), 길(道), 길(道)에서 만나 보보담(步步談)한 스님이 길인가요? 저 길인가요? 어느 길에서 크게 웃고 계십니까?

 

 

크로바 아파트 회장님

물건과 사람은 서로 인연을 맺고 살고 있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말이다.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모시고 사는 분이 몇 분 계시다. 전에 살던 아파트 회장님도 그 중 한 분이시다. 고루할 만큼 깍두기 예의범절형에 존댓말을 꼬박 쓰고 길을 가다가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두 손 모아 인사하는 예의 바른 할아버지이시다.(전직 교장선생님)

하루는 “보살님, 어디 가세요?” 하시며 가까운 절에 갈 때 참배하고 싶다 하셨다. 어느 날, 기회가 생겨 한 번 모시고 절에 다녀오는 도중에 하신 말씀이다. 그 후, 생각날 때마다 떡은 ‘이 뭣고’로 잡수셨으니 천주교 공원 묘지에서 우담발화 꽃을 피우시라고 축원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