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명상·염불… 나를 찾아 떠나다

현재 한국불교에서 수행 대중화는 지상과제다. 이를 위해 원력을 갖고 일선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프로그램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행 대중화에 나선 단체를 정리했다.

선원수좌선문화복지회가 봉암사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문경세계명상마을’ 조감도(남측 방향). 3만6000평 대지 위에 조성되는 문경세계명상마을에는 3개의 선방과 웰컴센터(사무동), 숙소동, 다도실, 무문관 및 꾸띠, 정원 등이 조성된다.

탈종교화로 인해 종교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적어졌다고 하지만, 수행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도리어 수행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욕구들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재가불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불교계도 이 같은 시대 조류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거나 준비 중에 있다.

수좌들 빗장 열고 세상 속으로
대표적인 것이 수좌들의 움직임이다. 선원수좌선문화복지회(대표 의정)는 조계종립 특별선원 봉암사 인근에 ‘문경세계명상마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세간의 이목은 집중됐다. 부처님오신날을 제외하고 절대로 산문(山門)을 열지 않는 봉암사 인근에 대중적인 명상마을이 건립되는 점도 놀랍지만, 수행에만 몰두했던 선사들이 건립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불사를 추진하고 있는 실무단체인 봉암사문경세계명상마을추진위원회(공동대표 적명·혜국, 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현재 문경세계명상마을은 국제건축설계지명공모를 통해 토마스 한라한 미국 프렛대학 교수와 현대종합설계팀의 마을 설계안을 확정했으며, 올해 중으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좌들 간화선 대중화 위해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설립
수행 특화 템플스테이부터
무문관 프로그램 인기몰이
수행공동체 모임들도 확대


봉암사 인근 3만6000평 대지 위에 조성되는 문경세계명상마을에는 3개의 선방과 웰컴센터(사무동), 숙소동, 다도실, 무문관 및 꾸띠, 정원 등이 조성된다.

수행의 숙련도에 따라 공간을 나눈 것도 눈길을 끈다. 초심자들을 위한 하선방과 지도자과정 상선방은 50여 명을, 중간과정인 중선방은 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숙소동은 남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구분했다. 또한, 무문관과 꾸띠(작은 수행처)를 각 15개씩 배치해 개인 수행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세심히 배려했다. 어느 곳에서든 자연경관을 한눈에 감상하며 수행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추진위는 문경세계명상마을을 통해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선·명상 수행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선원수좌선문화복지회 대표 의정 스님은 본지와 통화에서 문경세계명상마을은 불교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대중에게 알리는 전진기지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의정 스님은 “불교를 중흥시키고, 인류 정신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간화선이 대중화·세계화돼야 한다는 데 수좌회 구참들과 의견을 모았다”면서 “세계적 선수행센터로 만들기 위해 프랑스·미국 등 25곳의 수행센터를 탐방하며 불사 계획을 세웠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3년 동안의 불사가 마무리되면 한국 선의 종장(宗匠)들에게 간화선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세계적 도량이 우뚝 설 것”이라며 “문경세계명상마을은 한국 간화선 수행 대중화와 세계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신한류의 본거지’를 표방하는 선 수행센터도 건립을 추진되고 있다. 서울 강남 참불선원(선원장 각산)은 현재 경북 영천에 약 109만평 규모로 ‘세계명상총림원’ 건립 불사를 준비 중이다. 이곳에는 세계명상대웅전과 꾸띠, 명상휴양마을 등이 들어선다. 총 3단계에 걸친 중장기 플랜을 통해 ‘세계명상총림원’이 완공되면 “종교와 이념을 넘어 자유롭게 명상을 할 수 있는 세계적 ‘열린 명상공동체’가 탄생할 것”이라는 게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의 설명이다.

 

백담사에서 1월에 열린 간화선템플스테이. 수행 특화 템플스테이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백담사 홈페이지 갈무리

무문관·수행 템플스테이 인기
최근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수행 프로그램 중 하나가 ‘무문관’이다. ‘무문관’은 1.5평 정도의 좁은 방안에서 오로지 깨달음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정진하는 한국불교만의 용맹정진 수행 방법이다. 하지만 과도한 정보와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에게는 모든 것을 차단하고 오롯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 무문관 프로그램은 행복공장에서 운영하는 무문관 프로그램이다. 행복공장 이사로도 참여하고 있는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진행하는 무문관 프로그램은 6박 7일로 이뤄지며, 하루에 한 번 방송 강의와 수행문답시간을 제외하면 오롯이 자기 수행을 할 수 있다. 또한, 행복공장은 이를 활용해서 ‘내 안의 감옥’,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48시간’과 같은 성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수행 특화 템플스테이들이 개발·운영되고 있는 점도 큰 변화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 시작된 계룡산 갑사의 무문관 템플스테이와 백담사의 간화선 템플스테이다.

갑사 무문관 템플스테이는 2박 3일로 진행되는 기본 과정과 4박 5일에서 7박 8일까지 이어지는 심화과정으로 나눠 진행된다. 기본과정은 지도법사 스님과의 상담을 통해 참가자에게 적합한 수행방법을 지도받을 수 있도록 해 무문관 수행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심화과정은 기본과정 수료자 중 깊이 있는 수행을 원하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인제 백담사는 지난 1월부터 4박 5일 과정의 ‘간화선 템플스테이’를 시작했다.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2차 ‘간화선 템플스테이’가 열린다. 간화선 템플스테이는 유나스님의 법문을 시작으로 지도법사스님들과 참선, 걷기명상, 발우공양, 운력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화두참선법과 수심교행선, 개별 인터뷰를 통해 수행을 점검하는 등 집중적인 지도가 이뤄진다.

염불만일회의 염불 정진 모습. 결사는 수행법을 배울 수 있고 서로를 독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행공동체·결사도 ‘활기’
신행 실천의 약속을 맺고 주기적인 모임을 통해 수행을 함께 하는 수행공동체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참선, 간경·독경, 염불, 주력, 절 등을 통해 생활 속 실천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결사를 맺고 염불수행을 정진해온 단체도 있다. 전국염불만일회(회장 안동일)와 만일염불결사회(회주 보광)가 가장 대표적인 염불수행단체다. 이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동안 아미타불 정근을 한다.

이처럼 결사와 같은 신행활동은 불자라고 하면서도 수행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는 불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수행공동체를 지향하는 모임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 수행카페 ‘금강 불교입문에서 성불까지(이하 금강)’다. 다음과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인원만 1만2천명이 넘는 금강카페는경전을 독송하고 불교서적을 읽는 ‘금강강독회’와 전국사찰을 순례하며 철야정진을 하는 ‘금강정진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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