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절 화제

고양이들과 놀고있는 주지스님 사진출처=후쿠이신무

일본서 버려진 동물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사찰이 있어 화제다.

520일 일본 후쿠이 신문은 유기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는 에치젠시(越前市)의 사찰 고탄죠지(御誕生寺)를 소개했다.

고탄죠지는 일본 조동종의 중흥조 케이잔(瑩山)선사가 탄생한 곳에 세워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그러나 최근 이 사찰은 고양이 절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2년 주지인 이타바시 코슈(板橋興宗, 91)스님이 4마리의 유기 고양이를 절에서 키우기로 한 것이 계기였다. 고양이는 점점 늘어 현재 사찰은 23마리의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다.

고탄죠지는 모든 고양이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중성화 수술을 완료했다. 책임을 가지고 고양이들을 보호하려한다고 밝혔다. 사찰은 또한 유기묘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주지인 이타바시 스님은 고탄죠지에서 입양한 고양이는 부처님과 인연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기가 좋다며 웃었다. 또한 이런 사실이 주지 스님의 에세이나 블로그, SNS등을 통해 점차 소문이 나면서 현재 사찰에는 연간 약 3만 명의 참배객이 방문하고 있다. 경내에는 유기묘들을 위한 모금함이 있어 이 돈으로 사료와 치료비등을 충당하고 있다.

주지인 이타바시 스님의 고양이 법문도 인기다. 스님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수행에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를 주제로 법문을 한다. 다음은 스님의 법문의 내용이다.

고양이는 스님들처럼 좌선을 하거나 예불을 올리지도 않고, 바삐 움직이는 수좌들을 뒹굴거리며 볼 뿐입니다. 뒹굴거리면서 사람처럼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요. 배고프면 먹고, 위험하면 도망가고, 그저 반응할 뿐입니다. 마치 풍경이 바람이 불면 울리듯이 생각과 언어의 개입이 없는 단순하고 간단한 삶입니다.”

최근 절의 새식구가 된 골든리트리버 '앤디' 사진출처=후쿠이신문

고양이만 있던 사찰에 최근에는 대형견 골든 리트리버도 오게 됐다. ‘앤디라는 이름의 개는 맹인안내견 시험에서 탈락한 개였다. 이나와시로 쇼슌(猪苗代昭順, 43)부주지 스님은 안내견 훈련사였던 도반이 훈련에 탈락한 개들에 대해 얘기해줬다. 보통 갈 곳이 없어 유기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개도 함께 키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나와시로 스님은 본래 고탄죠지는 선원이 있는 엄격한 수행도량이다. 하지만 절 경내 뜰에 개와 고양이들이 노닐면서 여유롭고 즐거운 공간이 되었다. 동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부처님 가르침을 듣는 이 격차야말로 이곳의 매력 아니겠는가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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