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특집·세계의 부처님오신날] “문화 달라도 진리 향한 마음 같구나!”
[봉축특집·세계의 부처님오신날] “문화 달라도 진리 향한 마음 같구나!”
  • 박진형 기자·박영빈 객원기자
  • 승인 2018.05.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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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음력 4월 8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부르며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을 기념한다. 불교의 가장 큰 명절인 이날은 불자건 아니건 민속명절을 함께 즐긴다. 한국서는 부처님오신날에 연등행사(燃燈行事)와 관등(觀燈)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갖가지 행사가 벌어진다. 북적거리는 사찰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연등은 매년 느낄 수 있는 한국 부처님오신날만의 정취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어떻게 보낼까? 날짜도, 풍습도 다른 세계의 부처님오신날에 대해 알아봤다. 

일본의 부처님오신날은 양력 4월 8일이다. 원래는 한국·중국과 같이 음력으로 쇠었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모든 국가명절을 양력으로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양력으로 바뀌었다. 봉축분위기는 양력 4월 8일부터 음력 4월 8일까지 유지한다.

부처님오신날보다는 꽃축제(花祭り)로 더 많이 불린다. 이는 꽃이 피는 계절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또는 관불회, 탄생회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관욕식과 치고행렬 행사를 진행한다. 치고행렬은 아이들이 천인(天人)들의 옷을 본딴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아기부처님을 모신 가마를 끌며 마을을 한 바퀴 도는 행사다.

절의 마당이나 본당의 마루에 아기부처님을 모셔 관욕대를 설치한다. 아기부처님을 씻기는 물은 감차(甘茶)라고 하는 달콤한 차를 달여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부처님을 씻긴 물을 받아 마시면 한 해에 병이 없고 장수한다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어 절에서 관욕을 마친 이들에게 한 잔씩 보시한다. 또 이 관욕수를 주전자나 물병에 받아가기도 한다.

종종 떡 던지기라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작은 찹쌀떡을 만들어 절의 지붕에서 던지면 아래에서 참여하는 신도들이 줍는 행사다. 이 떡 안에 경품권 등이 들어 있다 보니 절의 신도가 아니라도 동네사람 모두가 와서 함께 하는 나눔의 행사다.

당일 오전에는 절에서 법회가 진행되는데 별도로 대중법문은 진행되지는 않는다. 대신 간략한 인사말로 대체한다.

 

중국의 부처님오신날은 한국과 날짜가 같은 음력 4월 8일. 올해는 양력 5월 22일이다. 부처님오신날에 관욕식을 하기에 욕불절(浴佛節)이라고도 한다.

한국과 달리 문중이나 종단이란 개념이 희박해서 각 사찰별로 행사가 상이하다. 한국과 같이 등을 켜고 등표를 다는 곳도 있는데 재가자들보다 스님들이 등을 더 많이 켜려고 한다. 초파일날 등불은 보조광명(普照光明)의 등이라 하여, 등불아래에서 빛을 쬐면 지혜가 늘어나고 건강해진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산문(山門) 밖에서 향과 인경(引磬)을 앞세워서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스님이 아기부처님을 법당으로 모셔오는 의식을 진행한다. 법당 관욕대에 아기부처님을 모시면 대중이 3배를 올리고 관욕식을 진행한다.

일본처럼 아기부처님을 씻긴 물을 차로 마시거나 요리할 때 사용한다. 관욕을 할 때에는 한국과 같이 3번 물을 부어 씻기는데 이때 탐진치(貪瞋癡)의 삼독이 씻겨 내려간다는 내용의 게송을 외운다. 관욕을 하고 나서는 대중이 함께 〈욕불공덕경〉이라는 경전을 합송한다.

이날 불자들은 채식을 하고, 팔관재계등을 받아 지키며 집안의 불단 등에도 장엄을 하고 부처님의 탄신을 기념한다.

특히 대만에서는 부처님오신날과 어버이날을 같이 기념하기도 한다. 시기적으로 비슷한 데다가 부처님 탄생에도 어버이의 은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티베트의 부처님오신날은 티베트 달력으로 4월 보름에 지내는데 올해는 양력 5월 29일이다. 티베트에서는 이 날에 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의 중요한 세 사건이 모두 일어났다고 전하는데 이는 남방의 웨삭(Vesak) 전승과 동일하다.

티베트에서는 4월을 싸가다와(Saga Dawa)라고 하며 이 달은 성스러운 달이기 때문에 이 달에 지은 선업과 악업 모두 1억 배의 과보를 받는다고 믿는다. 따라서 최대한 선업을 짓기 위해 노력한다.

4월의 첫날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가까운 절에 가서 탑돌이를 하거나, 오체투지, 등 공양 등의 신행활동을 하며 4월의 시작부터 길상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신심이 깊은 이들은 초하루, 초여드레, 보름, 삼칠일(21일), 그믐날에 팔관재계를 행하고, 한 달 동안 육식을 피하고 오후불식을 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날인 4월 보름은 큰 축제일로 절에는 괘불을 걸고 하루 종일 기도법회를 봉행한다. 보통 법당에서 스님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절의 마당에서는 가면극을 봉행한다.

한국, 중국, 일본과 달리 티베트는 부처님오신날뿐만 아니라 평소 기도에도 관욕의식이 있기에 따로 관욕대가 설치되지는 않는다. 단 관욕한 물을 몸에 뿌리거나 마시면 질병과 여러 수행의 마장이 사라진다고 해 앞 다투어 물을 받아간다.

또 이날 보시를 하면 그 과보가 어마어마하다는 속설에 따라 걸인들에게 후하게 보시하고, 절의 공양간에도 보시한다.

 

상좌부 불교전통이 남아있는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은 웨삭(Vesak)이라는 이름으로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한다. 이날은 남방의 달력으로 4월 보름인데, 상좌부에서는 이날 부처님의 탄생·성도·열반이 모두 이뤄졌다고 믿는다.

보통 웨삭이 든 주를 웨삭 주간으로 하여 곳곳에서 축제분위기를 조성한다. 도시나 마을에서 불상을 모신 트럭을 장엄하여 행진하거나, 부처님의 전생담을 주제로 연극 등이 상연된다. 웨삭 당일엔 절에 가서 법문을 듣고 예불을 올린다. 신심이 깊은 이들은 팔관재계를 받아 지닌다. 스리랑카에서는 판달(pandal)혹은 토라나(thorana)라는 거대한 장엄등을 만들어 절 앞이나 거리에 두고, 집집마다 종이등을 만들어 단다.

미얀마에서는 이날 특별히 보리수에 물을 붓는 행사를 진행한다. 미얀마의 절들은 보통 마당에 보리수를 한, 두 그루씩 심어둔다. 웨삭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날이기도 하기에 이를 상징하는 보리수에 깨끗한 물과 꽃을 공양하며 소원을 빈다.

태국은 웨삭  간의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이른 아침 불자들이 사원에 모인다. 일출과 동시에 삼보를 찬탄하는 노래를 부르고, 스님에게 법문을 듣는다. 또 하루 종일 여러 사찰들을 돌며 다양한 공양을 올린다. 스님들은 찾아온 불자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을 설명하고 선업을 지을 것을 가르친다.

 

미국 불자들은 부처님오신날을 어떻게 보낼까? 미국에서는 불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명상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아 불자를 추산하기 힘들다. 20세기 초 일본계 스님들이 미국 대중에게 불교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초반에는 일본 불교의 전통 위주로 전파됐지만, 이후 중국 불교, 한국 불교, 남방 불교도 퍼져 현재는 여러 불교 종파들이 섞여있다. 때문에 부처님오신날은 각자 따른 종파의 전통을 따른다. 일본 불교를 따르는 사찰서는 양력 4월8일에, 한국이나 중국 불교를 따르는 사찰서는 음력 4월 8일에 축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조계종 미동부 해외 특별교구에서는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서 봉축법요식과 제등행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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