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매장분과위 16일 ‘현지 보존 필요’ 결의

올해 1월부터 공주 한옥주택신축 부지의 사전 발굴조사 현장. 이곳에서 '대통'명문 기와, 소조 나한상 등을 포함한 2만여 점의 불교 유구가 발굴됐다. 이를 통해 전해내려오는 사비 백제의 왕정사찰인 대통사의 위치와 실체, 위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주택 개발로 온전한 발굴과 연구가 불투명했었다.

공주시의 한옥주택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백제권 최대 사찰 ‘대통사지’의 보존에 파란불이 켜졌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현지 보존이 필요하다”는 결의를 모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5월 16일 제5차 매장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공주 ‘대통사터 추정지(반죽동 197-4번지)’에 대한 보존방안에 대하여 심의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매장문화재분과 소속 위원들은 “대통사지 추정 발굴지는 현지 보존이 필요하며, 구체적 유적 성격을 밝히기 위해 인접지역에 대한 학술조사가 시행돼야 한다”고 의결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대통사는 527년 성왕이 백제 수도였던 웅진에 창건한 사찰이다. 성왕은 중국 양나라에서 경전을 전해 받고 당시 황제였던 무제를 위해 사찰을 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사는 통일신라 이후에도 존속됐지만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어떤 활동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보물 제150호 공주 반죽동 당간지주 부근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대통사(大通寺)’라고 새겨진 기와조각이 나와 사지였음이 밝혀졌지만 더 자세한 것이 확인되지 못했다.

공주 한옥주택 신축 부지서 발굴된 '대통'명문 기와 조각. 대통사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그러던 중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충남 공주시 반죽동 한옥주택부지 사전 발굴조사에서 대통사의 위치를 밝힐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좁은 발굴장에서만 기와편만 2만여 점이 나왔으며, 이중에는 ‘대통(大通)’ 명문의 기와편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유물 출토 지역이 주거 밀집 지역이고 공주시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고도(古都)이미지 찾기 사업’을 진행하며 한옥 신축을 추진하고 있어 대통사지의 온존한 보존·발굴은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불교학연구회 등 12개 학회는 지난 5월 3일 흥사단 대통사지의 온전한 조사와 보존을 문화재청과 공주시에 촉구했다.

당시 학자들은 “대통사지 발굴 지역은 보존돼야 하며,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접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주민들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주거 이주책 마련 △대통사지 추정 지역 전체를 매수 후 장기 발굴 △대통사지 복원 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확장 등재 등을 문화재청과 지자체 등에 제안했다.

이번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의 결의는 대통사지의 온전한 보존·발굴에 기반을 다졌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에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함께 대통사지의 정확한 위치를 찾고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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