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2년 연등회

부처님께서 오시자 왕과 귀족들은 법회자리를 밝히기 위해 화려하게 잘 타는 기름등불을 켰다. 가난한 난타는 등을 밝히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작은 등불을 밝혔다.
비바람이 불어도 끝까지 홀로 타오른 등, 바로 ‘빈자일등(貧者一燈)’ 일화다. 5월 12일 서울 종로 일대서 진행된 연등회는 우천 속에 진행됐다. 한해 동안 부처님 오신 뜻을 기리기 위해 준비한 연희단에게 남은 것은 날씨에 굴하지 않고 환희롭게 이를 장엄하는 것 뿐이었다. 홀로 밝게 탄 빈자일등처럼, 행여 비에 젖을까 정성스럽게 비닐로 감싼 연등은 빗속에서 더욱 밝게 빛났다. 사진은 연등회에서 '가난한 여인의 등'을 들고 행진하는 한마음선원 신도들의 모습이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가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동국대와 종로 일원에서 열렸다. 12일 열린 어울림마당과 연등행렬, 회향한마당은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온 세상이 비에 젖었지만 부처님오신날을 기다리는 불자들의 불심은 비에 젖지 않았다. 오히려 빗방울은 등이 되어 함께 빛났다. 장엄등은 더욱 장엄한 빛으로 세상을 비추었고, 십만 연등은 서로의 마음을 더욱 밝게 비추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다리는 불자들의 마음을 더욱 밝게 했다.

연등회의 열기와 감동은 5월 13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우정국로 일대에서 펼쳐진 전통문화마당으로 이어졌다. 사부대중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화창한 휴일을 맞아 우정국로를 가득 메웠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가 5월 12일 빗속에서 개막됐다. 법요식 이후 연등회의 백미인 연등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은 삼각산 도선사 장엄등. 사진=박재완 기자
한마음선원 연등행렬
한마음선원의 봉축장엄등 ‘해수공용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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