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행 장려 위해 학술상 제정한 성운 스님

“일반적으로 자신의 신행 가피 사례를 밝히면 현실에서는 터부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술적 연구 주제로도 사용되지 못합니다. 이를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한국불교학회장 성운 스님〈사진〉은 5월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운학술상(불교학술진흥상) 제정 취지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말문을 열었다.

학회장 퇴임을 앞두고 사재를 출연해 학술상을 제정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성운 스님이 학술상을 제정한 이유는 오롯이 ‘신행 장려’라는 원력 때문이다. 일반 신자들은 염불과 기도 등의 신행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교는 자력종교’라는 미명 아래 부정돼 왔다.

“종교에서 신심은 중요합니다. 기복적인 요소가 있어서도 기도와 염불은 중요한 신행이죠. 중요한 것은 기복에서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신앙을 통해 자기 변화를 체험하고 수행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바람직하고 장려해야 합니다. 이는 스님뿐만 아니라 학자들도 고민해야 할 연구 주제입니다.”

성운 스님은 새로 제정된 학술상을 통해 학계와 일선 신도 간의 간극이 좁아지길 기대했다.

“한국불교와 불교학계가 현실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신행과 실천으로서의 불교입니다. 학술상은 이러한 부분의 연구를 촉진·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이제 학회장의 소임은 내려놓지만, 이 같은 현실을 한국불교학회뿐만 아니라 한국 불교학자들이 늘 화두에서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불교 연구와 현실이 서로 반응하고 도움이 되는 구조가 되길 바랍니다.”

퇴임을 앞둔 소감에 대해서는 “현장에서의 신행과 실천에 대한 불교학자들의 적극적인 해석과 관심을 제안한 2년이었다”고 했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것 중 하나가 학술상 제정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불교와 4차산업’ 국제 학술세미나였다.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불교가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는 불교가 돼야 합니다. 학자들은 늘 이에 답할 준비가 돼야 합니다. 그것이 ‘불교와 4차산업’ 국제 학술세미나를 기획한 동기입니다. 앞으로도 사회 현실에 부응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신앙분야 관련 연구가 이뤄져 한국불교와 전법 포교에 기여하길 바랍니다.”

이와 함께 제1회 성운학술상 수상자로는 황상준 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초빙교수의 ‘염불신앙을 통한 현대재가불자의 가피사례 연구’와 김은영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의 ‘교육과정 텍스트로서의 정토삼부경의 재조명’ 등이 각각 선정됐다. 대상 수상작은 없다.

시상식은 5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한국불교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다. 우수상 수상자 2명에는 200만원, 장려상 수상자 3명에는 100만원이 수여된다.

한편, ‘불교와 불교학, 현재의 반성과 미래의 지향-인간을 고민하는 불교학의 필요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날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불교학 연구에 있어서 문헌학적 연구의 한계와 전망(강형철/ 동국대) △불교사상사 연구, 개념과 현실 사이의 잃어버린 접점(석길암/ 동국대 경주) △불교사 쓰기의 오류와 방법론적 극복(한지연/ 금강대) 등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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