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학회장 성운 스님은 퇴임하면서 ‘성운학술상’을 제정했다. 공모와 심사를 통해 첫 수상자를 선정했다. 학회장이 자신의 사재를 털어 학술상을 만드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도 하지만, 더욱 주목할 만한 이유는 신행 관련 연구를 전문으로 한 학술상이기 때문이다.

성운 스님은 학술상 제정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한국불교와 불교학계가 현실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신행과 실천으로서의 불교이다. 학술상은 이러한 부분의 연구를 촉진·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본지는 올해 봉축특집으로 수행의 필요성과 권선을 위한 ‘이제 다시 수행이다’를 기획했다. 탈종교사회로 접어든 한국이지만 명상 붐이 불고 있고, 무문관 등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대중의 수행 욕구는 적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종교가 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심을 기반으로 한 신실한 신앙과 종교적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수행은 함께 성장해야 한다. 기복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기복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것은 불교를 ‘절름발이 종교’로 만들 수 있다. 기복을 통해 가피를 얻고 발심해 수행하며, 변화를 위해 나아가는 것은 바른 신앙의 자세다. 기복은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기복 자체는 문제가 없다.

그러고 보면 기복·가피·신앙·수행은 모두 불교에 필요한 요소이다. 불교는 신앙과 수행의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불교에는 부족한 지점이 많다. 교리 위주의 신도 교육과 수행·신행 지도의 부재 등이 그것이다. 불교가 위기라는 지적이 있을수록 우리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오롯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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