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불교계가 2015년 이후 단절된 교류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3년 만에 부처님오신날 공동발원문을 채택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내달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는 등 한반도 평화무드에 맞춰 민간차원 교류의 첫 물꼬가 트인 사례다.

이번 공동발원문에서 남과 북은 분열의 상징인 판문점서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천명한 판문점선언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와 함께 남북불교도는 판문점선언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 자주통일의 법등으로 높이 들어 실천에 옮길 것을 다짐했다.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통일보살로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남북불교계가 앞장서겠다는 발원이어서 의미가 크다.

3년 만의 공동발원문 채택은 판문점선언 이후 순수 민간차원의 사회문화분야 교류의 첫 시작이라는 점에서 남북불교 교류사업 재개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오래 전부터 남북불교계는 개성 영통사·금강산 신계사 등의 사찰 복원불사와 더불어 남북합동법회 등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선양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되며 더 이상의 교류가 불가능해졌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훈풍을 타고 북녘에 한국불교의 교류 의지를 전할 시간이다. 장기간 방치로 훼손된 도량을 보수하고, 역대 조사들을 기리는 법석을 남북불교계가 함께 열면서 온갖 세상사에 시름하는 중생을 위한 가피의 손길을 내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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