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에 흠뻑, 불교에 흠뻑"

절 카페의 외관. 사진출처=토노엘

카페를 찾아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 불교와 친숙해질 수 있을까? 일본에 새롭고 효과적인 포교방식의 하나로 절카페가 자리 잡아 화제다.

일본 인터넷 매체 토노엘427일 도쿄 시부야에 소재한 절카페 다이칸야마(カフェ代官山)’를 소개했다. 도쿄 교외의 사찰 신교지(信行寺)에서 운영하는 이 카페는 지난 2003년 개업 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절카페의 실내모습. 사진출처=토노엘

중앙엔 불단에 아미타불 모셔
인테리어는 불화나 연꽃으로
스님이 손님 고민 상담해주고
사경?합장주 만들기 이벤트도

카페 내부에는 불교기의 오색 차양이 쳐져있고, 카페 가운데엔 아미타불을 모신 불단이 있다. 또한 인테리어도 불화나 연꽃으로 꾸며진 불교색이 강한 카페다.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늘 상주하는 스님이 언제나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주로 20~40대의 여성들이 찾아 상담한다고 한다. 미리 신청을 하면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사경과 합장주 만들기는 물론 각 절기와 불교명절에 따라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스님들이 감수한 비건 샐러드. 사진출처=토노엘

카페의 메뉴 역시 사찰음식에서 따온 메뉴들이다. 디저트는 일본요리에서 사용되는 전통 감미료를 사용해 만들었다. 점심에는 예약제로 비구니스님이 만든 비건(vegan) 채식을 맛볼 수도 있다.

신교지의 대중 스님들은 새로운 형태의 포교활동이라는 목표로 의기투합해 이 절카페를 만들 수 있었다. 신교지의 주지 스님인 아사노 코키(淺野弘毅)스님은 처음엔 법회나 제사 이외에 사람들이 절에 자연스럽게 오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절이 거리로 나가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카페를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사노 스님은 현대 불교가 계속 절집 사이에만 움직이는 것은, 아무래도 사찰경영의 입장에서 포교보다 법회나 제사를 중심에 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시대와 환경에 맞춰 불교도 새롭게 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절카페서 상담중인 미우라스님. 사진출처=토노엘

절카페의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스님과의 상담이다. 미리 신청을 하고 시간을 맞추면 1시간 가량 카페에 나와 있는 스님과 차를 마시며 상담을 할 수 있다. 지명도가 높은 스님은 심리 카운슬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야마구치 스님과 교도소 교정위원을 지낸 미우라 스님. 상담 경험에 우러나오는 답변과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모습에 반해 카페의 단골이 된 손님들도 다수라고 한다.

미우라 스님은 옛날 일본에는 뛰어드는 절(??)’이란게 있었다. 남편이나 시가의 학대에 시달리던 여인들이 도망쳐 오면 이들을 보호해주고 문제를 중재해 주던 절이다. 이 카페는 현대의 뛰어드는 절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상담의 90프로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라며 답변을 하기 전에 모든 이야기를 듣는다. 종종 이야기를 하던 중에 스스로 답을 찾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미우라 스님은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데서 상담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카페실내의 불단. 사진출처=토노엘

또 다른 인기 상담사인 야마구치 스님도 스님이 상담을 해준다고 하니 점을 봐준다는 생각으로 오는 사람도 많다. 일단 모든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준다. 모두 고민을 가지고 오는 이웃 아니겠는가라고 웃으며 종종 진지하게 불교에 관심을 두고 오는 분들이 있다. 서로가 가진 불교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점검하는 데에서 수행이 된다며 절카페의 포교활동도 함께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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