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선사 진영’ 展 /‘상을 여읜 적멸-상, 그 너머의 세계’ 展

법련사 불일미술관서 5월 31일까지

경허 성우대선사 진영. 95×158cm 비단에 채색
‘무상정각’ 장지에 수먹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은 201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5월 31일(목)까지 홍나연 작가의 초대기획전 ‘한국 근현대 선사의 진영’전과 스님들의 구도정신을 표현한 ‘상을 여읜 적멸-상, 그 너머의 세계’전을 제2전시관과 제1전시관에서 각각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모셔지는 진영은 한국 선의 중흥조인 경허선사를 필두로 혜월선사, 운봉선사, 향곡선사, 현 조계종 종정 진제예하까지 정통 임제종의 법맥을 두루 섭렵하고 있으며 한국 근현대 선종에 큰 족적을 남긴 8대 총림의 만공선사, 혜암선사, 경봉선사, 서옹선사, 동산선사, 석우선사를 모두 모셨으며, 더불어 전강선사, 석우선사의 진영 등 총 18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한국 선종의 큰 획을 그은 네 분의 선지식이 담소를 나누는 아주 희귀한 작품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 선사 진영’전은 홍나연 작가가 고고미술사학도로서의 학술적 고찰과 불교회화도의 오랜 실기훈련이 합일의 결실을 맺은 진영연구이다. 전통이라는 미명 아래 오랫동안 학술적인 고찰 없이 왜곡된 주먹구구식의 도제교육과 안일하고 획일적으로 옛 것의 오류조차도 그대로 임모하고 답습하고 있는 지금의 근ㆍ현대 선사 진영양식을 터럭 한 올까지 그대로 표현했던 옛 진영작가들의 전통성의 정신성을 계승하고 오늘날의 시대성과 현대의 미감의식을 반영하여 창조적으로 재창작한 것이다. 이는 현대, 나아가 미래의 대중들에게 다소 구태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진영을 본질적인 권계(勸誡)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이 시대의 진영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함이다.

홍나연 작가는 불화 작업을 할 때 <금강경>을 틀어놓고 작업을 한다. 의궤와 소의경전에 입각한 불교 미술의 상을 그려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것은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만약 색신으로써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모두 사도를 행함이라.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는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한 것임을 알고, 늘 죄송한 마음을 가졌었다.

전통불교의 도상과 의궤에 의한 불화 작업과 위대한 선지식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낸 진영 작업 외에 부처님의 유훈인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自燈明 法燈明)”는 말씀을 따르기 위한 작업으로 ‘상을 여읜 적멸’ 전을 함께 진행한다.

수 천 년 전, 이런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 깨달음을 얻은 선각자들의 생을 고요히 바라보면 나타나는 ‘상, 그 너머의 세계’를 ‘상을 여읜 적멸’ 전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 이 전시는 의궤에 머물러 미완이었던 선사들의 진영이 ‘상, 그 너머의 세계’로 화현되기를 서원하는 홍나연 작가의 회향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