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27일 남북한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였다. 남북정상회담의 많은 일정들이 생중계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판문점에 집중되었다.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발사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고조되었던 터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질 수밖에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위한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특사교환을 통해 회담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사전조율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8 남북정상회담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하였다. 분단과 대립의 상징이던 판문점이 평화를 논의하는 회담장소로 정해졌다. 오랜 관계경색을 풀어내기 위한 남북한 예술단 공연도 남북관계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남북정상회담의 일정들에 남북이 하나라는 이야기와 상징이 세심하게 담겨져 마음의 울림을 주고 있다.

이금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427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
전 세계인의 이목이 판문점에 집중
완전 비핵화 통한 평화 구축합의

전쟁·분단, 씻을 수 없는 상처 남겨
종전선언으로만 모든 게 치유 안돼
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해야

남북 불자들이 마음의 봄맞이토록
불교계가 분단의 상처 치유 나서야


남북정상은 3개조 13개 항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 및 군사적 긴장완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 협력하기로 하였다.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북한은 정상회담직전인 4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지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간 기존합의의 철저한 이행과 남북관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였다. 판문점 선언은 200710.4선언의 합의내용들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감안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의 내용들이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남북정상은 남북관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분단과 전쟁은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깊은 상처를 남겼으며, 이는 단순히 종전선언을 한다고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는 노력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고향에) 가봤으면 좋겠구나는 노래말처럼 남북한은 실향민들의 고향방문 길을 열어야만 한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되었던 불교계의 교류협력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따라서 불교계는 변화된 환경에 맞게 북한과의 교류협력의 틀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분단으로 인한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마음의 천도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불교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을 청산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서원하는 마음들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불자들이 마음의 봄을 맞이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불교계가 둘 아닌 도리로 한반도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여 한다. 이 땅에 평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정성스런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지면 하늘도 감동할 것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