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람의 뒷간(厠)’ 展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7월 1일까지

2005년 발굴된 회암사지 뒷간
건축물 일부 가상 재현
대가람의 뒷간에 대한 체험
거름지게·거름통 등 128점 전시


조선 시대 사찰 화장실의 모습과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은 7월 1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대가람의 뒷간(厠)’ 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2005년 발굴된 양주 회암사지(사적 제128호)의 화장실 터를 주제로 실제 구조를 추정해볼 수 있는 건축물 일부를 가상 재현함으로써 대가람의 뒷간에 대한 체험을 해보기 위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뒷간 이용자 및 백자 등의 식기유물, 전통뒷간문화 관련 거름지게와 거름통ㆍ오줌장군ㆍ매우틀과 같은 유물 및 사진, 영상 모형 등 128점이 전시된다. 또한 발굴과정과 분석내용도 소개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 활성화를 위하여 2012년부터 진행하는 ‘K-Museums 지역순회전’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이번 전시는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2016년에 공동으로 기획한 ‘큰 고을, 양주’에 이은 두 번째 공동 기획전시다.
2005년 양주 회암사지(사적 제128호)에서는 거대한 석실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석실은 뒷간 터의 지하구조로, 현재까지 국내 사찰 터에서 발굴된 것 중 최대 규모였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한 대가람 회암사의 큰 규모를 다시금 입증해주는 발견이었으며, 당시 사찰의 생활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사찰의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ㆍ근심을 내려놓는 곳)’라고 부르고 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석실구조 위에 자리하던 회암사지 뒷간의 이용자와 사용방법 및 구조를 전시를 통해 당시를 추정해보고, 사찰 뒷간의 간접 경험을 통해 ‘해우’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회암사지 화장실 터 지하석실 입구

전시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뒷간을 발견하다’에서는 회암사지 뒷간 터의 발굴과정과 기생충 연구, 당시 식생활 문화를 소개한다. 2005년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거대한 석실구조의 실제 크기를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고, 기생충의 발견으로 드러난 인분의 흔적과 관련 음식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당시 회암사에서 사용했던 식기류의 전시를 통해 식생활 문화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2부 ‘뒷간을 이용하다’에서는 회암사지 뒷간을 이용했을 주요 이용자들에 대한 추론을 시도하고, 사찰 뒷간이 지니는 전통의 친환경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 실록 속에는 출가자를 포함하여 회암사를 다녀간 다양한 외부인들의 흔적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들의 존재는 회암사지에서 발굴된 도자기, 장신구 유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통 뒷간과 마찬가지로 사찰 뒷간 역시 거름을 생산하여 농경에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회암사지 출토 석실구조와 ‘장군’, ‘동이’ 등의 거름 관련 유물 및 농기구 유물들은 왕실로부터 받은 전지를 경작함에 있어 친환경 거름을 사용했다는 주요한 단서가 되고 있음을 소개한다.
3부 ‘뒷간을 상상하다’에서는 회암사지 뒷간의 구조를 추정하여 가상으로 재현을 시도했다. 길이 12.8m의 대규모 석실 위에 자리했던 뒷간은 최대 24명이 동시에 사용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공중화장실이었다. 전시장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유구의 형태와 동시대의 건축양식을 토대로 뒷간의 입구부 일부를 실제 크기에 가깝게 재현하여 관람객이 그 규모를 체감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뒷간 연출 구조물 안에서는 현존하는 전통사찰의 대표적인 뒷간의 VR영상을 통해 내부 구조를 살펴볼 수 있고, 회암사지 뒷간의 다양한 구조를 3D영상으로 살펴본다. 또한 최병환 감독의 〈해우소〉(2006)를 통해 사찰 뒷간에서 벌어지는 익살스러운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해우소’라는 명칭으로 유명할 만큼 마음이 편안한 뒷간 공간에서 ‘쉼’ 영상의 감상을 통해 ‘해우’의 의미를 새겨볼 수 있도록 했다.


 

거름지게-거름이나 분뇨를 실어나른 지게

 

매우틀-임금의 용변을 담는 틀

 

장군-물·술·소변 등을 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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